청룡당(靑龍幢)

조선의 의장물 중 하나로, 4겹의 비단을 처마처럼 늘이고 그 위에 청룡을 그려 당간에 매단 것.

개설

당(幢)이란 깃발의 종류 중 하나인데, 깃발 대신 비단이나 소 털[牛毛] 등으로 모양을 만들어 깃대 끝에 매단 것을 이른다. 청룡당은 이러한 당의 종류 중 하나로, 사신(四神) 중 하나인 청룡을 그려 만든 것이었다. 청룡은 사신 중 하나로 청색 비늘을 가진 용을 말하며, 사방 중 동쪽을 상징하였다. 따라서 의장물의 배치 시에도 전정의 동쪽에 배치되었다.

조선의 왕 의장은 총 3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백호당(白虎幢)은 가장 큰 규모인 대가노부(大駕鹵簿)-전정대장(殿庭大仗), 다음 규모인 법가노부(法駕鹵簿)-전정반장(殿庭半仗)에서만 각각 1기씩 사용되었다. 가장 작은 규모인 소가노부(小駕鹵簿)-소장의장(小仗儀仗) 및 왕비, 왕세자 의장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연원 및 변천

『주례(周禮)』「천관(天官)」 하채조의 주석에 의하면 당은 ‘소의 꼬리털로 만든 모(旄)를 드리워 당간 끝에 매단 것이다’라고 하였다. 당은 고대 중국에서 기의 종류로 다양하게 사용되었고, 황제의 의장물에서도 많은 종류의 당이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을 당으로 만들어 황제의 의장물로 사용한 것은 북위(北魏)에서부터인 것으로 보이며, 당나라에서 이를 계승하여 사신의 당을 각각 동서남북에 배치하였다. 이후 중국에서는 사신을 그린 당을 대대로 황제 의장으로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려시대의 의장을 기록한 『고려사(高麗史)』「여복지(輿服志)」에 따르면 황제 법가의장에 청룡당 2개가 사용된 것이 보인다. 따라서 조선의 청룡당은 고려 시대의 의장물을 계승한 것으로 보이며, 고려의 청룡당은 중국의 의장물을 참조하여 황제 의장물을 구성할 때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형태

조선의 의장물의 형태와 모양을 설명하고 있는 『세종실록』「오례」 및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노부조를 확인해 보면, 청룡당은 청색, 백색, 홍색의 세 빛깔의 모시[紵絲]로 4겹의 처마를 만드는데 모양은 일산[蓋]과 같았다. 4겹으로 한 것은 중국 황제 의장이 5겹의 당을 만드는 것에 비하여 격식을 한 등급 감한 것으로 생각된다. 일산 모양의 덮개 위에는 청룡을 그려 넣고, 사방 옆으로는 술을 드리웠다. 일산의 복판에는 도금한 정자를 설치하여 당간에 매달았다. 당간은 붉은 빛깔로 칠하도록 하였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청룡을 비롯한 사신(四神)은 한국에서도 고대 시기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사신의 이미지는 왕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조선 의장에서도 사신의 기나 당은 왕비나 왕세자 의장으로는 사용되지 않았다. 특히 용은 그 자체가 왕을 상징하는 것이어서, 일반 민가에서는 원칙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하였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통전(通典)』
• 『문헌통고(文獻通考)』
• 『대명집례(大明集禮)』
• 백영자, 『조선시대의 어가행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994.
• 강제훈, 「조선전기 국왕 의장제도의 정비와 상징」, 『사총』77,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