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전(鐵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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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에 동전을 대신하여 사용했던 철로 만든 화폐.

개설

철전은 996년(고려 성종 15)에 건원중보(乾元重寶)라는 명칭으로 주전되어 유통되었다. 이후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역사상 최초로 관 주도로 제작된 화폐로 의미가 있다. 조선시대에는 동전의 원료인 구리가 부족해지자 철전으로 동전을 대체하자는 논의가 초기부터 등장했다(『세종실록』 20년 2월 12일). 철전은 원료인 철이 구리보다 녹는점이 높아 제작하는 데 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매장된 철의 양이 구리보다 많았기 때문에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도 원료 수급이 보다 용이하다는 점에서 동전을 대체하자는 논의가 초기부터 있었다. 그러나 실제 제작되지는 않았다(『영조실록』 18년 6월 4일).

연원 및 변천

고려시대에 철전을 처음으로 유통시킨 이유는 중앙집권화와 중앙군 조직인 육위(六衛) 및 지방의 주현군 등과 같은 군사제도를 정비하면서 부족한 국가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실제 유통은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002년(고려 목종 5) 한언공(韓彦恭)은 철전이 풍속을 놀라게 하고 국가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용하여 술집, 찻집, 음식점 등을 제외한 일반 백성들의 거래에서는 종전처럼 베와 쌀을 사용하게 하였다. 이러한 실패는 고려의 사정을 정확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형태

철전의 형태는 동전의 모양과 같이 둥근 외형에 사각 모양의 구멍이 안쪽에 나 있다. 재질만 철일 뿐 동전과 같았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민간에서 동전은 가볍고 휴대가 간편하였기 때문에 널리 확산되었다. 또한 쌀이나 면포와 같은 현물보다 보관이 편리하여 민과 관에서 동전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철전은 비교적 우리나라에 재료가 풍부하여 제작하기 편하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동전보다 녹는점이 높아 제작하기도 어렵고 보관과 휴대성에서 많은 한계가 있었다. 이같이 철전은 민간에서 확대되기 어려운 여건을 갖고 있었다.

참고문헌

  • 원유한, 『한국화폐사-고대부터 대한제국시대까지』, 한국은행 발권국, 2006.
  • 정수환, 「17세기 동전유통의 정책과 실태」,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학위논문,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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