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력(千歲曆)

sillok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조선후기 관상감에서 편찬한 100년 단위의 역서(曆書).

개설

다가올 100여 년간의 절기와 달의 대소(大小)를 미리 추산한 역서로 1777년(정조 1)을 기점으로 하여 당저(當宁), 즉 그 당시 왕의 향후 100여 년을 추산한 미래력(未來曆)이 결합된 역서이다. 『천세력(千歲歷)』은 대개 조선시대 역서가 그렇듯이 매년마다 매 음력 월의 대소(大小), 24절후의 입기일시(入氣日時), 매월 초1일, 11일, 21일의 간지(干支)가 한 면에 실려 있으며, 왕조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었던 역서이다(『헌종실록』 8년 11월 23일).

내용 및 특징

천세력은 1777년(정조 1)부터 1886년(고종 23)에 이르는 110년간의 역(曆)을 기록한 역서이다. 1782년(정조 6)에 정조는 관상감에 명하여 『백중력(百中曆)』을 토대로 하여 1777년을 기점으로 한 100년간의 역을 미리 계산하여 편찬하게 하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날 때마다 다시 10년간을 계산, 보충하게 하여 개정하도록 하였다.

『천세력』은 대개 조선시대 역서가 그렇듯이 매년마다 매 음력 월의 대소(大小), 24절후의 입기일시, 매월 초1일, 11일, 21일의 간지가 한 면에 실려 있다. 이상의 내용을 제1책에서는 1777년부터 1886년에 이르는 110년 동안을 시헌력법(時憲曆法)으로 추산하고, 제2책에서는 같은 내용을 대통력법으로 추산하고, 제3책에서는 1693년(숙종 19)부터 1792년(정조 16)에 이르는 100년간을 대통력과 시헌력을 대조한 중력(中曆)을 덧붙였다.

천세력은 백중력과 함께 장기적인 절기 시각을 다룬 조선시대 역서로서 맨 앞부분에는 삼원도(三元圖)를 배치했는데 조선시대는 1444년(세종 26)인 갑자년을 상원(上元)으로 삼았다. 그다음은 기년도(紀年圖)를 배치했는데, 기년도는 발행년을 기준으로 100년까지를 초하루와 보름이 당겨지거나 물려지는 것과 절기가 이르거나 늦어지는 것을 미리 추산하여 천 년 뒤의 날짜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천세력은 10년마다 발행되었고, 10년 부분만 계속 덧붙여 편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천세력과 백중력은 대통력(大統曆)이 사용되던 시기에는 대통력으로, 시헌력이 사용되던 시기에는 시헌력으로 계산하여 발행되었는데, 두 역법의 절기 계산법이 달라 약간의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홍재전서』에는 “어떤 사람이 동지(冬至)는 1년의 근본인데 천세력에 기재된 다가올 갑술년(甲戌年) 동지가 한 해 전인 계유년(癸酉年) 10월에 들어 있으니 이는 옛날의 역법에는 없었던 것이라고 하기에, 정조가 깨우쳐주기를 ‘옛날의 책력은 평절기(平節氣)를 썼기 때문에 15일마다 1절(節)이 되고, 또 15일이면 1기(氣)가 되는데, 한 달 안에 1절과 1기가 한결같이 항상 공평하게 나뉜다. 그런데 지금의 책력은 정절기(定節氣)를 쓴다. 그러므로 태양의 운행이 겨울에 가득 차게 되면 절기와 절기 사이의 간격이 더러 16일이나 17일이 되기도 하며, 태양의 운행이 여름에 줄어들게 되면 절기와 절기 사이의 간격이 더러 15일이나 14일이 되기도 하여 한 달 안에 더러 1중기(中氣)에 2절기가 있기도 하다. 요컨대 평절기는 인위적인 데서 나왔고, 정절기는 태양의 도수(度數)에서 징험한 것이니, 두 가지의 우열은 분별하기가 어렵지 않다.’라고 하였다.”고 적고 있다.

『홍재전서』의 이 내용을 보면 정조가 시헌력의 절기계산법인 정기법(定氣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천

명칭으로 살펴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만세력(萬歲曆)』의 전신이 『천세력』이다. 1864년(고종 1) 관상감에서 『천세력』의 속편을 만들었는데, 1777년부터 1863년(철종 14)에 이르는 87년간을 제1편으로 하고, 다음 해인 1864년부터는 제2편으로 하되, 10년마다 계산하여 1904년(광무 8)이 되는 해에 ‘천세력’이라는 이름을 고쳐 ‘만세력’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참고문헌

  • 『제가역상집(諸家曆象集)』
  • 『시헌서(時憲書)』
  • 『국조역상고(國朝曆象考)』
  • 『홍재전서(弘齋全書)』
  • 『내용삼서(內用三書)』
  • 『서운관지(書雲觀志)』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나일성, 『한국천문학사』, 서울대학교출판부, 2000.
  • 이은성, 『역법의 원리분석』, 정음사, 1985.
  • 정성희, 『조선후기 우주관과 역법의 이해』, 지식산업사, 2005.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