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력(遲疾曆)

달의 운행 궤도에서 달이 빠르게 움직이는 구간과 느리게 움직이는 구간.

개설 및 내용

달은 지구 주위를 원궤도가 아닌 타원궤도로 움직임에 따라 달의 운행 속도에 빠르고 느림이 생기는 부등운동(不等運動)을 한다. 이를 고대 역법에서는 태음지질(太陰遲疾)이라 하는데 달은 근지점(近地點)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원지점(遠地點)에서 가장 느리게 움직이며 근지점과 원지점을 전후로 속도에 대칭 현상을 보이는 운동을 한다. 즉 근지점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던 달이 속도가 점점 느려져 원지점에 와서 가장 느려지고 원지점을 지나 다시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근지점에 와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운동을 한다. 이러한 달의 부등운동 때문에 『수시력』과 『칠정산내편』에서는 근지점을 기준으로 달의 궤도를 336한(限)으로 나누고, 다시 근지점에서 원지점까지와 원지점에서 근지점까지의 구간을 각각 168한으로 나누어 각 한수(限數)마다 달의 지질 운동 속도를 계산하였다. 여기서 부등운동을 하는 실제의 달이 평균달을 앞서는 근지점에서 원지점까지의 168한을 질력(疾曆), 그리고 실제의 달이 평균달보다 뒤지게 되는 원지점에서 근지점까지의 168한을 지력(遲曆)이라 하며 이들의 운동을 통칭하여 지질력(遲疾曆)이라 한다. 이는 태양의 운동에서 영축력(盈縮曆)과 같은 의미이다.

『수시력』과 이를 따르는 『칠정산내편』에서는 달의 운동 계산표라고 할 수 있는 태음한수지질도(太陰限數遲疾度)의 입성에 지력과 질력의 각 한에서, 달이 움직이는 행도(行度)와 일수(日數)를 나타내는 지질력한행도(遲疾曆限行度)와 지질력일율(遲疾曆日率) 및 각 한에서 이들의 증가분과 감소분을 나타내는 손익분(損益分)의 값들을 계산해 놓았다. 다음은 달의 지력과 질력의 구간을 설명하는 그림이다.

참고문헌

• 『원사(元史)』
• 유경로·이은성·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칠정산내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3.
• 이은희, 『칠정산내편의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7.
• 이은희, 문중양 역주, 『국조역상고』, 소명출판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