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수호조약(朝英修好條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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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3년(고종 20) 조선과 영국이 양국의 우의를 다지고 통상을 목적으로 체결한 수호조약.

개설

1876년(고종 13) 조선이 일본과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이후 독립국가임을 선포하자 청국은 조선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자신들의 세력이 감소될 것을 우려하였다. 이에 청국은 대내외에 조선이 중국의 속방(屬邦)임을 알리고 일본의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서양 열강을 조선에 끌어들이고자 하였다. 첫 수순으로 청국은 1882년(고종 19) 조선과 미국 간의 수호조약을 주선하였다. 이 조약은 유럽 국가들의 조선 진출을 자극하였고, 영국도 조선과 조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제정 경위 및 목적

1883년(고종 20) 11월 26일에 교섭통상사무아문독판(交涉通商事務衙門督辦)민영목(閔泳穆)과 영국의 주차중화 편의행사대신(駐箚中華便宜行事大臣)인 특간전권대신(特簡全權大臣)파크스 해리([巴夏禮], Harry Smith Parkes) 사이에 수호조약이 체결되었다. 파크스는 제2차 아편전쟁을 기획한 장본인이다. 조영수호조약은 영국이 최혜국대우를 받으며 외국인으로서의 안전과 통상의 자유를 최대한 누린다는 내용의 불평등조약이었다. 조약 대부분은 영국인의 조선 내 활동과 관련된 것이다. 당시 조선인이 영국이나 그 식민지에 가서 활동하는 일이 전무한 상황에서 오로지 영국이 조선에서 이권을 최대한 보장받고자 한 것이다. 특히 청국 정부가 영국을 끌어들여 러시아와 일본을 견제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조선 정부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 하에서 관철된 조약이었다.

내용

최혜국대우 조항을 담고 있는 전형적인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불평등조약이다. 이 조약을 기초로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들이 조선 정부와 조약을 체결하였다. 조약문은 치외법권, 최혜국대우, 관세규정 등이 핵심이며, 13관의 조규와 부속문으로 구성되었다.

조약문의 제1관은 양국이 우호를 다지며 타국과의 분쟁이 생기면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제2관은 양국 영사의 차견과 그 대우 및 처우에 대한 내용이다. 제3관은 영국인의 소송 및 상거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제4관은 조계지의 지정과 운영에 대한 내용이다. 제5관은 통상 화물의 입출항 운영과 방곡령에 대한 내용이다. 제6관은 밀수에 대한 내용이다. 제7관은 난파선 구호와 보상에 대한 내용이다. 제8관은 양국 군함의 정박과 운항에 대한 내용이다. 제9관은 양국에서 상대국 인민을 고용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제10관은 최혜국대우 조항이다. 제11관은 조약 기한에 대한 내용이다. 제12관은 조약서 작성 언어에 대한 내용이다. 제13관은 조약서 비준과 사본 작성에 대한 내용이다.

이외에 부속통상장정(附續通商章程)으로 7개 조항의 제1관 선척진출해구(船隻進出海口), 10개 조항의 제2관 상하화물납세(上下貨物納), 5개 조항의 제3관 방수투루요월(防守偸漏遶越) 등과 뒤처리를 위한 후속 조약인 선후속조(善後續條) 2개 조항의 부록이 있다.

또한 이 조약문 이외에 선박의 출입항 및 무역 규정인 아약부속통상장정(俄約附續通商章程) 3관이 첨부되었다(『고종실록』 20년 10월 27일). 이 조약에 따라 영국 외교관들은 조선 국내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고, 조선 왕이 이들의 치외법권을 철폐할 수 없었으며, 영국 군함이 조선 국내 어디서나 정박할 수 있었다. 반면 조선인이 영국에서 확보한 권리는 전혀 없었다. 이후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이후 조선과 조약을 맺을 때 자국에는 전혀 불리할 것이 없는 이 조약을 기본 전형으로 삼았다.

변천

영국은 조선을 청국의 속방(屬邦)으로 인식하여 미국과 일본이 조선에 전권공사를 파견한 것과 달리 한 단계 낮은 총영사를 파견하였다. 이후 독일과 러시아도 영국의 사례에 따라 총영사만을 파견해 조선의 외교적 지위를 격하시키는 결과를 야기하였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주한일본공사관기록(駐韓日本公使館記錄)』
  • 국사편찬위원회, 『고종시대사』, 1967.
  • 러시아대장성, 김병린 역, 『구한말의 사회와 경제: 열강과의 조약』, 유풍,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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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노우에 유이치, 『동아시아 철도 국제관계사』, 지식산업사, 2005.
  • 이태진, 『고종시대의 재조명』, 태학사, 2000.
  • 임경석·김영수·이항준 공편, 『한국 근대 외교사전』,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12.
  • 이민원, 「대한제국의 성립과정과 열강과의 관계」, 『한국사연구』 64,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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