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이 원유관과 강사포를 갖추고서 성생위로 나오는 시각은 미시(未時) 3각(刻)이다. 그 전인 2각에, 아헌관 이하 모든 집사들이 자리로 나왔다. 드디어 장생령이 거느리는 속료들의 손에 이끌려 희생들이 차례로 제자리에 세워졌다. 장생령은 희생의 서남쪽에서 북향하고, 대축은 희생의 바로 뒤의 동쪽에 서며, 축사는 각각 대축의 뒤에서 서향하여 섰다. 성생은 국왕이 규圭(홀)를 드는 것을 신호로 시작되었다. 봉상시제조가 부복하였다가 무릎 꿇고서 국왕에게 규를 드실 것을 계청하고 근시가 무릎 꿇고서 규를 드리면, 국왕이 규를 든다. 예조판서와 봉상시제조의 인도를 받아 국왕은 성생위에 올라 남향하여 선다. 봉상시제조가 앞으로 나서서 희생을 살펴보실 것을 계청하고 물러나면, 마침내 장생령이 거느린 속료가 희생을 차례로 이끌고 동쪽에서 국왕의 앞을 지나간다. 조금이라도 희생의 몸에 흠결이 있거나 윤기 없이 비쩍 말라서는 안 되며, 그럴 경우에는 국왕의 지적이 뒤따를 것이었다. 그러나 별 반응이 없거나 만족해하는 눈치일 경우에는 장생령이 조금 앞으로 나아가서 북향하여 무릎 꿇고 손을 들어 ‘살졌습니다’ 하고 외친다. 대축들도 각각 희생 주위를 한 바퀴 돌고서 서향하여 역시 손을 들고서 ‘살졌습니다’ 하고 외쳤다. 이 검사에서 통과된 희생은 전사청으로 끌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