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성에 전해지는 이성계설화.
쌍성에는 이성계가 소년 시절에 용흥강 물을 가르고 도망치던 이야기가 있다. 이성계는 어릴 적에 골목대장이었고, 항상 동네 아이들과 함께 전쟁놀이를 즐겨 하였다. 한번은 저녁때 헤어지면서 여러 아이들과 약속하기를 “내일 아침은 해가 저 느티나무 위로 솟기 전에 모인다. 만약 늦으면 낫으로 목을 자른다.”라고 하면서 헤어졌다. 그 이튿날 아침 약속 전에 다들 모였는데, 한 아이가 머리를 빗느라고 그만 늦었다. 그 아이는 발을 동동 구르며 서둘렀지만, 어머니는 약속을 몰랐고, 알게 된 뒤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오랫동안 감지 않았던 아들의 머리를 감겨 주고 빗어 주느라고 늦어지고 말았다. 어느덧 해는 느티나무 위로 솟았고, 여러 아이들은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골목대장인 이성계가 어찌하는가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는 어머니 때문에 늦었으니 미안하다고 머리를 긁적거리며 사죄하였다. 이성계는 두말 않고 서 있다가 늦은 아이 곁으로 다가가서 미리 준비하여 둔 낫으로 아이의 목을 쳤다. 동네 사람들은 놀라움과 분노로 아우성이었다. “저놈 죽여라!”, “저놈 살려 두면 큰일 난다.” 하고 손에 몽둥이·꼬챙이 등을 가지고 노인·장정 할 것 없이 몰려왔다. 이성계는 강을 건너 산을 넘어 함흥까지 도망쳐서 반룡산(盤龍山)에 숨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