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022-R0-02

의궤에 그려진 조선의 첫 진찬과 마지막 연회

Story

궁중의 연회는 진연(進宴) 또는 진찬(進饌)이라 일컬어 진다. 첫 날 잔치는 외진찬(外進饌)이라 하여, 세자와 문무백관, 왕실의 친척들이 참여하는 남성 위주의 잔치이다. 둘째 날에는 여인들의 잔치인 내진찬(內進饌)이 진행되는데, 남자인 문무백관은 참여할 수 없었고,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왕실 친척 집안의 부인들이 참석했다. 이후 왕세자빈과 관료들이 참석하는 야진찬(夜進饌)이 열리고, 셋째 날에도 나머지 인원들이 참석하는 잔치가 낮밤으로 열렸다.

현재까지 발굴된 진찬의궤 중 가장 오래된 의궤인 『기사진표리진찬의궤(己巳進表裏進饌儀軌)』는 순조가 혜경궁 홍씨의 관례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1809년 1월 22일 창경궁 경춘전에서 개최한 진표리(進表裏, 옷의 겉감과 안감을 올리는 일)와 2월 27일에 연 진찬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조선왕실의 이름으로 행해진 마지막 궁중 잔치는 임진년 진찬이며, 이를 그린 의궤는 임진진찬의궤이다. 이 진찬은 고종의 망오순(41세)과 즉위 30주년을 경축하며 1892년 임진년 09월 24일(음력 08월 04일)부터 09월 26일(음력 08월 06일)까지 경복궁에서 거행되었다. 경복궁 근정전에서 외진찬, 강녕전에서 내진찬, 야진찬, 왕세자회작, 야연 등이 진행되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궁중 잔치인 임인년 진연은 고종황제의 즉위 40주년을 경축하며 1902년 임인년 11월 덕수궁에서 거행된 궁중연향이다. 11월 4일 덕수궁 중화전에서 외진연, 11월 8일부터 9일 관명전에서 정일진연, 야진연, 익일회작, 야연이 진행되었으며, 임인진연의궤에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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