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5~1420】. 태종 이방원의 부인.
원경왕후는 태종의 정도전 제거에 깊이 개입했다. 연려실기술에 따르면, 당시 정도전은 태조의 거처를 옮기는 일을 논의하자며 이방원을 비롯한 신의왕후 한씨 소생의 왕자를 궁궐로 끌어들여 척살하려 했다. 이방원은 전 참찬 이무로부터 정도전 일파의 흉계를 전해 들었지만, 아버지에게 불효를 저지를 수 없다며 형들과 함께 입궐했다. 그러자 원경왕후는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종 김소근을 급히 대궐로 보내 남편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태종이 집에 돌아오자 그녀는 동생인 민무질·민무구 형제가 마련한 병사와 무기를 전해주고 거사를 종용했다. 훗날 태종은 고려사에 나오는 왕건의 부인 유씨의 일화를 읽고는 원경왕후가 민무구·민무질 형제와 함께 갑옷과 병기를 준비하여 거사를 치르게 한 일이 더욱 의미 깊었다고 상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