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에서 술은 본래 5종을 사용하였는데, 이를 오제五齊라고 한다. 그런데 조선이나 대한제국에서는 그중 2제, 곧 예제와 앙제만을 사용하였다. 예제는 단술이다. 『주례』 「천관天官」을 보면, “주정(酒正)은 술의 정령을 관장하고 (중략) 오제의 이름을 나누는데, 범제․예제․앙제․제제․침제라고 한다” 하고, 그 주에서 “예는 체와 같다. 술이 익었는데 즙과 찌꺼기가 서로 섞여 있다” 하였으며, 또 “예제 이상은 더욱 탁하여 걸러서 따르는 것이고, 앙제 이하는 조금 맑다”고 하였다. 탁한 감주(甘酒)라 하겠다. 앙제는 아주 엷고 푸른 빛깔이 나는 조금 맑은 술이다. ‘제’는 제사 때에만 양조하여 사용하므로 그 수량이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 현주는 검은 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물이다. 정현은 ‘현주는 신선한 물이다. 지금 사용하지 않더라도 진설한다면 옛날을 잊지 않은 것이다’ 하였다. 이에 따라 현주는 준소상의 왼쪽에 놓았으며, 그것은 고례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태고적에 술 대신에 물을 사용한 소박함과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