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의 종묘에서의 삶은 4대가 지나면 청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4대가 다한 것을 친진(親盡)이라 한다. 친함이 다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제사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천하의 공통이라 하였으니, 국왕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물론 국왕의 신주는 공덕이 높아 세실(世室)로 지정되면 불천위로서 종묘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국왕의 신주는 영녕전으로 체천되었다. 물론 영녕전으로 체천된 신주도 그 위의와 규모에 있어 종묘와 차별을 보이고 있으나, 길이 혈식하는 것으로 보아 불천위라 할 수 있다. 속된 말로 대접이 조금 소홀해지는 것일 뿐이다.
종묘 신주의 체천은 종묘의궤의 ｢조천의｣에 잘 소개되어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그 날에, 재랑<묘사>은 여를 조천할 대왕의 실 문밖에 내놓는다.<대왕의 여는 서쪽이며, 왕후의 여는 동쪽이다.> 보여(寶輿)는 문밖에 진설한다. 궁위령과 집사는 각각 보(寶)를 받들고서 각각 여에다 둔다. 대축과 궁위령은 각각 궤(几)를 받들어다 각각 여에다 둔다.<내온다면 대왕 신주를 먼저 내오고, 들인다면 왕후 신주를 먼저 들인다.> 대축은 대왕 신주궤를 받들어 궤(几) 앞에 안치한다. 궁위령은 왕후 신주궤를 받들어 궤 앞에 안치한다. 선과 개, 시위는 정해진 의례대로 한다.<보여는 차례로 앞서 간다.> 섭통례는 이것을 앞서 인도하는데, 정문<남문>을 거쳐 나간다. 의장과 시위가 인도하는데, 정해진 의례대로 한다.<고취가 앞서 인도한다.> 백관은 동서로 차례로 서 있다가 국궁하고 지나가면 평신하고 시위한다. 신여가 영녕전 남문<신문>에 이른다. 섭통례는 앞서 정문으로 인도한다.<백관과 의장, 시위는 남문 밖에서 멈춘다.> 신여가 문 밖에 이른다. 대축과 궁위령은 각각 궤를 받들어 자리에 들여놓는다. 궁위령은 각각 왕후 신주궤를 받들어 자리에다 들여 안치하고 청저건을 덮어놓는다. 대축은 각각 대왕 신주궤를 받들어 자리에다 들여 안치하고 백저건을 덮어놓는다. 궁위령과 집사는 각각 보를 받들어 안(案)에다 들여 안치한다. 재랑은 그 속료를 거느리고서 각각 선과 개를 받들어 각각 좌우에 진설한다. 여는 동문을 거쳐 나간다. 백관은 물러간다.”
가례에서의 체천은 신주를 묘소 근처에 묻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국왕의 신주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별전을 세워 옮겨 모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