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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戊子 睿製. ○女妓一人在前, 一人在後, 二人在左, 二人在右, 相變而舞.】
翠樓春日捲珠簾, 紫鷰雙飛近畵簷. 【一疊】
雕欄灼爍百花光, 畵院春深十二香. 【二疊】
春近昭陽殿裏人, 仙裙風動好輕身. 【三疊】
玉樓春月正遲遲, 碧繡簷前花影移. 【四疊】
玉礎花甎築歌臺, 玳瑁盤中軟舞來. 【五疊】
春光先到百花樓, 宮女雙雙弄彩毬. 【六疊】
朝日曈曈興慶池, 梨園弟子奏新詞. 【七疊】
弟子部中奏新樂, 沈香亭上半捲箔. 【八疊】
妃子春遊臨玉塘, 梨園新奏茘芰香. 【九疊】
羯皷聲催御苑花, 紫衣宮女按琵琶. 【十疊, 并唱】
비취누각은 봄날에 주렴을 걷어 올렸고, 어린제비는 채색처마 가까이서 짝지어 나네
아로새긴 난간은 온갖 꽃빛에 환히 빛나고, 화원엔 봄 깊어 열두 향내가 나네
봄이 가까워 오매 소양전 안의 사람들, 선녀의 치맛자락 바람에 흔들리는 양 몸놀림이 가볍네
옥루의 봄 달은 정히 느릿느릿 다가오고, 푸르고 화려한 처마 앞엔 꽃 그림자 어른어른
옥 주춧돌 꽃무늬 벽돌로 쌓은 가대(歌臺), 대모반(玳瑁盤)안에서 나긋나긋 춤추네
봄빛이 먼저 백화(百花) 핀 누대에 이르니, 궁녀들 짝지어 채구(彩毬)를 희롱하네
아침 해 흥경지(興慶池)에서 떠오르니, 이원제자(梨園弟子)들 새 가사로 연주하네
이원제자 부중(部中)에서 신악(新樂)연주하고, 침향정(沈香亭)위엔 발이 반쯤 걷혀 있네
비빈들이 봄나들이 즐기러 옥당(玉塘)을 찾으니, 이원에선 새로이 <여지향>을 연주하네
갈고(羯鼓)소리 어원(御苑)의 꽃들을 재촉하고, 자색옷의 궁녀 비파를 뜯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