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임금 중에서도 이곳을 매우 사랑한 사람은 21대 임금인 조선_정조였다. 정조는 1790년 가을 장마 때 바람에 의해 소요정이 부서지자, 내탕금을 내 정자를 수리하고, <소요정기>를 지었다.
<소요정기>에서 정조는 소요정의 이름에 대한 의미를 풀이하고, 정자를 고치게 된 일의 전말을 간략히 기록하고 있다. 소요정은 정조가 보수한 이후에는 큰 변화없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정조의 문집 『홍재전서』에는 창덕궁 후원 일대의 경치를 시로 노래한 <상림십경>이라는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다섯 번째 순서가 소요정에 대해 읊은 <소요유상(逍遙流觴)>이다.
<소요유상>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옥 씻은 듯한 푸른 물 굽이굽이 길게 흐르고, 난산 곁의 산색은 초가을 서늘함을 보내네. (漱玉淸流曲曲長, 近欄山色納新凉.)
다리 위에서 물고기를 보는 낙이 있으니, 난정의 술잔 대신할 만하겠지. (濠梁自有觀魚樂, 可但蘭亭遞羽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