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4대 국왕 세종과 왕비 소헌왕후(昭憲王后) 심씨(沈氏)를 동봉이실(同陵異室)의 합장릉 형식으로 조성한 조선 최초의 왕릉이다. 세조의 유명(遺命)에 따라 봉분에는 병풍석과 석실을 두지 않았으며, 능침은 관을 구덩이 속에 내려놓고 그 사이를 석회로 메워서 다지는 회격릉(灰隔陵)으로 조성하였다. 봉분 앞에는 두 개의 혼유석이, 봉분 둘레에는 돌난간을 둘렀으며 12개의 석주에는 12간지를 문자로 새겨놓았다. 능의 정중앙에는 팔각의 장명등이 있으며 주위에 석호·석양·석마·문인석·무인석·망주석을 배치했고, 능 뒤에는 3면의 곡담을 둘렀다. 능 밑에는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과 제사때 음식을 준비하던 수라간, 능을 지키는 관리가 살던 수복방이 있고 정자각 동편에 능비와 비을 세웠다.
1446년(세종 28)에 소헌왕후가 승하하자, 태종과 원경왕후(元敬王后)의 능인 헌릉(獻陵)의 서쪽 기슭에 영릉을 조성하면서 봉분 아래에 두 개의 석실을 만들어 동쪽에는 소헌왕후를 안장하고, 서쪽에는 세종이 승하하면 안치할 수 있도록, 왕이 살아 있을 때 미리 마련해 두는 무덤인 수릉(壽陵)을 두었다. 그 후 세종이 승하하여 문종 즉위년에 합장하니, 조선 최초의 합장릉이 된 것이다. 세조 연간에 영릉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능을 옮기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서거정(徐居正)의 반대로 옮기지 못하다가, 1469년(예종 1)에 다시 옮기자는 의논에 따라 여주로 옮겨 단릉의 합장 형태로 만든 것이다. 구 영릉에 있던 석물들은 모두 그 자리에 묻었는데, 묻힌 석물들은 1973년에 발굴되어 상석, 장명등, 망주석, 문·무인석, 세종대왕 신도비 등이 세종대왕기념관으로 옮겨져 보존되고 있다.
『능원지(陵園誌)』에 따르면, 능 아래 35보(步) 거리에 정자각이 있었으며, 정자각 서쪽 8보 지점에는 수라청(水刺廳)이, 동쪽 8보 지점에는 수복방(守僕房)이 있었다. 망료위(望燎位)는 정자각 서북쪽 15보 거리에 세워졌으며, 홍살문은 안향청(安香廳)에서 252보 거리에 건립되었다. 또한 『선원보감(璿源寶鑑)』에 따르면, 능역 입구 밖에 외연지가 있었다고 하였으나, 현재는 자취를 찾을 수 없는데, 『춘관통고(春官通考)』에는 홍살문 남쪽에 하나, 재실 앞 동남쪽 13보 거리에 또 하나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연지의 규모는 길이 12보, 폭 11보이다. 안향청은 3칸이며, 재실은 6칸으로 전사청 앞에 있었다. 여주시에 효종의 영릉과 함께 영녕릉이라는 이름으로 사적 195호에 지정되어 있다. 매년 5월 15일(양력)에 세종대왕릉 정자각 일원에서 세종대왕 탄신일을 기념하여 제사를 올리는 숭모제전(崇慕祭奠)을 봉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