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와 이방원이 요동과 만주를 정벌하려던 계획.
1396년(태조 5) 표전문(表箋文) 사건이 일어났다. 표문은 조선이 명나라에 보내는 문서를 일컫는다. 그런데 이 표전문에 명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가 들어갔다며 명은 이 문서를 쓴 책임자를 잡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지목된 사람은 정도전과 정탁(鄭擢)이었다. 명나라는 정도전이 표면적으로는 존명사대를 논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북방의 영토를 조선의 행정구역으로 편입시키는 행위를 괘씸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꼬투리를 잡아 일을 꾸민 것이었다. 정도전은 명나라와의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오히려 요동정벌을 주장하고 나섰다. 요동은 우리 옛 땅이니 다시 찾자는 계획이었다. 이것은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자는 뜻도 있었다. 이에 동조한 태조는 함경도의 성곽을 수리하는 등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정도전은 직접 쓴 병서 오진도(五陣圖)로 군사훈련을 시키며 귀족들이 소유하고 있던 사병을 관군에 귀속시키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