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16대 임금 인조(재위 1623~1649)는 1636년(인조 14) 후원 북쪽 가장 안쪽에 인근의 북악산 응봉 자락에서 발원한 계곡물을 끌어와 창덕궁_옥류천을 꾸미고, 여러 개의 정자를 지었다. 옥류천 물길을 서쪽에 두고 감상할 수 있는 창덕궁_소요정 역시 같은 해에 지어졌으며, 『궁궐지』에 관련 기록이 남아있다.
이 정자의 첫 이름은 ‘탄서정(歎逝亭)’이었는데, 후에 『장자 내편』의 「소요유(逍遙遊)」에서 이름을 따와 지금과 같이 바꾸었다고 전한다. ‘소요(逍遙)’는 ‘마음 내키는 대로 슬슬 걷는다’는 의미이다.
인조는 옥류천의 물길을 만들면서 물길 가운데에 있던 큰 바위 ‘소요암’을 없애는 대신, 최소한만 가공해 곡선의 물길과 작은 폭포를 조성했다. 바위 위쪽에 U자형의 홈을 파 물길이 바위를 한 바퀴 돌게 하고, 물길이 끝나는 지점을 수직으로 깎아내 작은 폭포를 이루게 했다. 이는 곡수연에 즐기기 용이한 곡수거(曲水距)의 형태를 띤다. 이곳에는 인조가 직접 쓴 ‘옥류천’ 세 글자가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