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4-002
목차
숭례문_현판의_글자가_세로쓰기로_된_까닭
Story
1906년 4월 25일, 경운궁중건도감 의궤당상 이재극(李載克)이 고종에게 “경운궁(慶運宮) 대안문(大安門)의 수리를 음력 4월 12일로 길일(吉日)을 택하여 공사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상주하였다. 이때 고종은 “대한문(大漢門)으로 고치되 아뢴 대로 거행하라”고 함으로써 덕수궁의 “대안문(大安門)”은 “대한문(大漢門)”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1]
경운궁중건도감의궤(慶運宮重建都監儀軌)의 대한문(大漢門) 상량문(上樑文)을 보면, “황하가 맑아지는 천재일우의 시운을 맞았으므로 국운이 길이 창대할 것이고, 한양(漢陽)이 억만년 이어갈 터전에 자리하였으니 문 이름으로 특별히 건다”고 하였다. [2] 대한문(大漢門)이라는 이름은 한양(漢陽)을 수도로 하여 새로 태어난 대한제국이 영원히 창대하라는 염원을 담은 것임을 알 수 있다.[3]
그런데, 세간에는 이 일이 배정자(裵貞子)라는 이토 히로부미의 내연녀와 관련이 있다는 속설이 돌았다.
일제강점기 대중잡지인 『별건곤』 제33집(1933년 7월 1일자)에서 ‘문외한’이란 가명의 필자는 ‘대한문’ 관련 일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원래 대안문(大安門)이었는데, 안(安)자가 계집 녀(女) 자에 갓쓴 글자이고 양장하고 모자 쓴 여자인 배정자의 대궐 출입이 빈번해서 ‘상서롭지 못하다’는 말쟁이의 말로 인해 대한문으로 고쳤다.”[4]
배정자는 1870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배지홍이 실각한 흥선대원군의 추종세력이란 이유로 처형당한 후 1885년에 일본으로 보내졌다. 1887년 김옥균의 소개로 이토 히로부미를 만나게 되었고, 조선으로 돌아와서는 일본의 특급 스파이 역할을 하였다고 전한다.
배정자 이외에도 러시아공사 베베르의 부인과 그의 언니 앙트와네트 손탁도 이 시절 대안문을 자주 드나들던, 모자 쓴 양장의 여인들이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약 18km 둘레의 도성에 4대문과 4소문을 만들었습니다. 1396년 4월의 일입니다. 4대문은 유교에서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인 오상(五常)인 인의예지신 가운데 한 글자씩을 따서 이름 붙였습니다. 동쪽은 인(仁)을 상징하는 흥인지문, 서쪽은 의(義)를 상징하는 돈의문, 남쪽은 예(禮)를 상징하는 숭례문이 그것입니다. 단 북쪽은 지(智)자가 아닌 꾀정(靖)자를 써서 숙정문이라고 이름붙였습니다. 두 글자가 서로 뜻이 통하기 때문에 변화를 준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그런데 신(信)자는 어디로 갔을까요. 종로 1가에 있는 보신각에 있습니다.
4소문은 서소문으로 덕수궁앞 서소문로에 있던 소의문,자하문으로도 불리는 세검정 넘어가는 고개 마루에 있는 창의문,동소문으로 혜화동에 있는 혜화문, 동대문과 장충동 사이에 있는 광희문입니다. 대략 밤 10시면 이들 4대문과 4소문은 하늘의 기본 별자리 수를 따라 28번 치는 인정 소리에 문을 닫았고 새벽 4시면 불교 33천에서 따온 33번 종을 치는 파루 소리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들 문은 일제 이후 숭례문과 흥인지문 그리고 창의문만 남기고 모두 훼손되었습니다. 물론 1970년대 이후 복원에 들어가 지금은 거의 복원이 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숭례문은 현재 국보 1호입니다.
8개의 문 가운데 현판이 세로로 쓰여져 있는 것은 숭례문이 유일합니다. 경복궁 남쪽에 있는 관악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세로로 현판을 달았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또 추사 김정희가 어려서 글씨 공부를 할 때 아침에 와서 숭례문 현판을 보기 시작해 해 저물 때까지 보다 돌아갔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이 현판이 분실되었는데 이상하게 다른 사람이 현판을 써서 달면 분실되는 일이 잇달아 한동안 숭례문에는 현판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숭례문을 지키던 군사가 금천교 동남쪽에 있던 연못인 서지에 서광이 비치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살펴보니 숭례문 현판이 그 속에 있어 달았더니 그 이후 다시 현판이 분실되는 일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숭례문 글씨는 양녕대군이 세종대왕의 뜻에 따라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생 충녕대군에게 왕 자리를 내주고 욕심없이 천하를 주요했던 양녕대군인 만큼 글씨가 신통력이 있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4대문의 현판을 보면 모두 가로로 씌여 있는데 유독 숭례문 만은 세로로 세워져 있다. 이는 불의 산(火山)이라는 관악산의 화기(火氣)를 막기 위한 것으로, 글씨를 세로로 길게 늘어뜨려 성문 밑을 막고 누르면 화기가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 근거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미신으로 치부하고 웃을 일은 아니다. 화기가 도성을 덮쳐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과 백성들의 민가를 침범하는 경우 그 폐해는 말 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러한 사태를 예방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500년 세월을 넘어 가슴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고들이 발생한다. 특히 산업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안타까운 생명이 희생되는 일을 자주 보게 된다. 산업안전사고가 일어나면 언론에는 ‘위험의 외주화’ 표현과 함께 원청의 잘못을 질타하고, 억울한 하청노동자들의 희생을 부각하는 글들을 자주 보게 된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 인식론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원청과 하청의 이분법적 구도로 산업안전사고를 바라보게 하여 산업현장의 안전사고 발생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산업안전사고는 원청과 하청이라는 노동현장의 이원적 구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산업안전사고는 그야말로 복합적 원인을 갖고 있고, 순간의 극히 사소한 행동들이 모여 일정한 한계점에 이르면 나타나는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300개의 사소한 징후가 모여 29개의 작은 사건이 일어나고 29개의 작은 사건이 발생하면 1개의 사고가 일어난다고 한다. 산업안전사고 역시 수 십개의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소한 일들이 결과적으로 하나의 사고로 연결되어 나타난다. 우리는 사고가 일어나면 호들갑을 떤다. 정부는 “원청의 책임을 엄하게 묻겠다. 원청의 대표이사를 처벌하겠다”고 엄포성 발언을 늘어놓고, 국회에는 원청책임 강화 입법이 쇄도한다. 원청의 대표이사가 “사고가 없도록 철저히 안전관리를 하라”는 일반적 지시와 관리감독 외에 더 나아가 현장에서 직접 노동자들을 지휘하고 안전수칙을 지키도록 감독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정부와 국회의 대책은 하나의 ‘홍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많다.
사업주의 책임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제시하여야 한다. 산업현장의 계속되는 사고발생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 법이나 제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안전을 위한 조치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도록 하는 것, 안전이 ‘생각’을 넘어 ‘체득’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업주와 노동자 만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과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제 역할을 다 하지 않고 책임을 사업주와 노동자에게만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 정부와 사업자, 노동자 모두 숭례문 현판을 세로로 세웠던 이유를 깨닫는다면 산업현장의 사고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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