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는 조선시대 국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한 국가사당이다. 그렇다면 종자와 묘자 각각의 뜻은 무엇일까?‘종(宗)’자는 파자해 보면, 면(宀)자와 시(示)자로 구성되었다. 면(宀)자는 집이라는 뜻이다. 시(示)자는 본래 귀신 기(祈)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종 자는 귀신이 사는 집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옥편에는 그 뜻이 ‘마루’라 되어 있다. 마루는 가장 높은 지점을 뜻하는 용어이다. 그렇다면 종 자는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귀신이 살고 있는 집을 뜻하는 글자라고 하겠다. 또 ‘종은 존(尊)’이라 하고 설문해자에서는 ‘존조묘(尊祖廟)’라 했다. 종은 ‘존귀한 조상의 사당’을 가리키기도 하고 이를 받드는 종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따라서 종자는 조상을 모신 사당을 높이 받드는 자손이다. 조묘를 받드는 자가 마루라 하였으니, 종자는 그 가문 내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다.
묘(廟)자는 집 엄(广)자와 알현할 조(朝)자로 구성되어 있다. 알현할 대상이 살고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종자와 묘자를 결합해 그 뜻을 풀이해보면,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종자가 알현해야 할 대상이 살고있는 집이라 하겠다. 그 대상은 종자보다 높은 지위에 있을 것이므로 종묘는 가장 권위 있는 건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주자가례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양천도 당시 궁궐보다 먼저 좌묘우사의 원칙 아래 종묘를 먼저 건립했으며, 이는 태조의 즉위교서 제1 강령에 잘 나타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