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교육의 현실, 그리고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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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stmani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18년 11월 29일 (목) 16:55 판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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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교육의 현실, 그리고 나아갈 길

높은 교육열과 고급인력 양산

흔히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라고 한다. 한국의 현대교육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진학률로 입증되고 있으며,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우수 모델로 자주 언급할 정도로 학업성취도에서 최상위권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한국의 교육열은 현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며, 역사적으로도 한국인이 교육에 상당한 가치를 부여해온 민족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는 예로부터 ‘입신양명(立身揚名)주의’와 ‘문벌주의’ 및 ‘가족주의’와 같은 전통적 교육문화가 한국 사회를 지배해왔다는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해방 이후, 한국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교육 시스템이 한국의 교육모델로서 이식되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정부의 경제개발전략에 따라 교육부문도 국가발전을 위한 교육개혁에 힘을 쏟았다. 노동력의 질적 향상의 일환으로 ‘교육입국(敎育立國)’을 표방한 교육혁명이 시도되었으며 초등학교 의무교육제가 도입되었다. 이후 한국의 경제체제의 방향이 중화학·첨단산업 중심의 공업화로 전환되면서 학교교육은 고급인력과 수준 높은 기능공 양성을 위한 공급체제로 변모하게 되었고 중등·고등교육의 확대 발전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입신양명을 위한 교육

표준화되고 객관화된 지식 전달 능력을 중시하는 산업사회의 교육은,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과밀 학교의 출현이라는 물리적 환경과 맞물려 주입식 교육에 의한 획일적인 사고방식을 형성시켜 나갔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교육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라는 공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일제 식민통치와 한국전쟁은 그러한 공식이 공고해지는 시대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기득권층이 몰락한 신생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사회계층 이동과 신분상승의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되었기에 한국인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그만큼 더 강했다. 이처럼 교육과 신분상승이 결부된 공식은 한국 사회의 전통적인 ‘입신출세’와 결합되어 학생들을 과도한 입시 경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다. 사교육은 이러한 입시 경쟁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어 한국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으로

한편, 한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재정을 투자하여 단 기간 내에 공교육의 양적·질적 팽창을 이루어왔다. 초, 중, 고등학생의 높은 취학률과 진학률을 비롯하여, 교육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해 나갔다. 질 높은 교사를 양성하고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는 등 교육여건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환경을 토대로 한국 학생들은 PISA, TIMSS와 같은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상위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국가들도 여럿 있다. 그러나 안드레아스 슐라이허(Andreas Schleicher) OECD 교육기술국장은 “한국 학교는 지식을 재생산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아는 것을 끄집어내어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고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며 한국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관해 달리 진단하기도 했다.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정보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력, 서로 다른 지식을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화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한국 교육계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과도한 교육열과 입시위주의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평가방법을 기존의 상대평가에서 성취위주로 전환하거나,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어느나라든 교육시스템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며, 한국의 교육시스템 또한 마찬가지다. 위에서 언급했듯 사교육의 확대를 문제로 지적하는 견해도 꾸준히 생겨나고는 있으나 대학 학비 등을 포함한 절대적인 교육비지출은 다른 타 선진국에 비하여 적고, 현재 사교육 비율은 줄었지만 학업성취도결과는 변함없이 우수하게 유지하고 있어, 이에 대하여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한국은 전 oecd국가중 가장 평등한 교육시스템을 갖춘 나라라고 평하였다. 한국은 과거 대학의 무리한 설립인가를 내려주었고, 이로 인해 학업 기관이라 볼 수 없는 질 낮은 대학들이 여러 생겨났다. 이런 대학은 주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소재하며, 이런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고등학교때의 학업성취도가 매우 저조하다. 교육에 대한 비판 중 이런 이들의 열등감에서 기인한것들 또한 여럿 있다.

관련항목

참고문헌

  • 대학교육과 입시제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로날드 화이트 외 공저, 『(대학과 전문대학의)평생교육 : 도전과 기회』, 서현사, 2015.
로버트 스턴버그, 『(입시가 바뀌면) 인재가 보인다 : 21세기 대안입시를 찾아서』, 시그마북스, 2012.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일본·중국·대만의 대학 입시 제도 연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01.


『(대학과 전문대학의)평생교육 : 도전과 기회』는 대학교육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목표설정의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는 책이다. 과거 대학교육은 사회를 선도할 지식인과 지성인을 양성하는 특화된 교육으로 강조되어 왔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점차 대학교육의 의미와 목표가 수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교육이 일생에서 특정시기에 집중되어 배우는 시기와 그것을 사용하는 시기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동안 끊임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임을 의미하며 이것이 바로 평생교육의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인구의 고령화와 기술의 혁신 및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현대사회는 더더욱 평생 동안 지속적으로 새로운 교육과 학습을 필요로 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제 대학에서의 교육은 성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도 관심을 두어야 하며, 이른바 고등 평생교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동시에 그 전략과 마케팅에 대한 문제의식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대학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한국사회에서 대학교육에 대한 인식의 틀을 바꾸는 데 매우 유효한 시각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시가 바뀌면) 인재가 보인다 : 21세기 대안입시를 찾아서』는 현재 한국사회뿐 아니라 전세계를 포괄하여 입시제도의 개선 방향과 진정한 의미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사회적 고민의 지점이 어디인지를 말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학장으로 스스로 ‘성공지능이론’을 개발한 창시자로 알려져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입시제도가 어떻게 시행되었는지 그 역사성을 살펴보면서 이른바 ‘대안적 입시’가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저자는 지능과 성공을 동일시하는 것에서 입시의 병폐와 폐단이 출현한다고 보고 이를 분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대학이 수행할 진정한 의미의 인재발굴이란 개인이 가진 숨은 재능을 발굴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결국 미래의 입시는 인간이 가진 재능을 선별할 수 있는 평가의 형태가 되어야 하며, 이것은 곧 창의성과 실용적인 지능의 작동과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성공지능이론이란 바로 이러한 능력을 어떻게 알아보고 교육할 것인지를 설명하는 이론이라고 소개하고, 나아가 새로운 인재와 이를 길러내는 대학의 변신이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도 함께 내놓고 있다.

『일본·중국·대만의 대학 입시 제도 연구』는 근대교육으로의 전환이 비슷한 시점과 환경 속에서 이뤄진 동아시아 3개국의 대학 입시제도를 비교 검토한 연구서이다. 동아시아는 그 문화적인 특성상 대학 입시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진출로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각 나라의 대입제도는 매우 신중하고 정밀하게 마련되고 운영되었으며, 그 파장도 매우 컸다. 결국 각 나라의 교육제도와 체제는 최종적으로 대입제도로 수렴되었으며, 각 나라의 교육제도의 총체가 곧 대입제도인 셈이다. 이에 한국의 대입제도를 이해하기 위해 동아시아 주변 3국의 대입제도를 비교검토함으로써 보다 깊은 이해를 돕고 있다.


  •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오욱환, 『한국 교육의 전환: 드라마에서 딜레마로』, 교육과학사, 2014.
이종각 외 공저, 『한국의 교육열 세계의 교육열 : 해부와 대책』, 하우, 2005.
오만석 외 공저, 『교육열의 사회문화적 구조』, 한국정신문화연구원, 2000.


『한국 교육의 전환: 드라마에서 딜레마로』는 교육열이 높고 치열하기로 알려진 한국의 교육열의 실체를 분석하고 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교육열의 개념을 정리하면서 한국 사회에서의 의미와 특징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특히 그 기저에 사회적 구조와 역사적 배경이 함께 작용하고 있음을 밝히고 이에 대한 서구적 이론에 대입해 그 발전 모형을 도출해 내는 것에 주력하였다. 이를 통해 보자면 한국사회의 교육열은 병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발전의 동력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 병폐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층적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며, 그것을 위해서라도 교육열의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한국의 교육열 세계의 교육열 : 해부와 대책』은 한국의 높고 치열한 교육열의 내용과 실체를 분석하면서 외국의 교육열을 함께 비교 검토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먼저 교육열의 개념을 살피면서 이것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과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것은 부정적인 시선에서 학부모의 교육열과 학벌경쟁, 사교육에 대한 소비과잉만이 교육열의 본질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러하며, 교육열이 가진 역동성에 수반된 다양한 긍정적 요소에 대해서도 평가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선 한국사회의 특이한 교육열의 실체를 중심으로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가운데, 전통사회에서의 과거제도와 기억이 교육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아울러 고찰하였다. 또 중국과 일본, 나아가 최근 미국에서도 불고 있는 사교육의 열풍을 소개하면서 한국사회의 교육열과 함께 비교 검토하고 있다. 2부에서는 여성의 교육열을 살피면서 한국과 일본의 사례를 나란히 살피고 있어 흥미롭다.

『교육열의 사회문화적 구조』는 교육열이라는 현상에 대해 구조적으로 접근하여 분석을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교육열이라는 개념과 단어를 매우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교육열의 기본형을 설정하고, 그것의 변형과 확장, 그리고 역사적 변천의 내용 및 양상에 이르기까지 교육학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접근하여 정밀하고 학문적인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필연적으로 한국사회 교육열의 특성과 그 기원을 살피는 과정에서 그 역사성을 따지는 한편, 입시제도의 구축과 더불어 국가권력의 교육에 대한 관여가 일정부분 교육열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도 설명하였다. 한국사회의 교육열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한 개인의 영역으로 접근함과 동시에 사회문화적 전반에 걸친 다각도의 조망과 이해가 시도되어야 본질과 실체에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 한국의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백일우, 『세계의 사교육 동향과 국제비교』, 학지사, 2015.
이치가와 쇼우고, 『교육의 사사화와 공교육의 해체 : 의무교육과 사학교육』, 교육과학사, 2013.
안귀덕 외 공저, 『한국 근현대 교육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5.


『세계의 사교육 동향과 국제비교』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사교육의 현실과 그 병폐를 비교검토하기 위해 세계의 사교육의 동향을 살펴보고 분석하고자 한 책이다. 사교육은 근대적 공교육 체계에서 그 보완적인 개념으로 출현한 이래 전세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저자는 전세계 사교육의 실태와 현황을 요약 정리하면서 각 나라와 지역의 사교육의 특징과 양상들을 제시하였고, 나아가 이를 종합하는 가운데 한국의 교육적 발전을 위해 제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 교육의 병폐로 사교육을 지목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교육의 사사화와 공교육의 해체 : 의무교육과 사학교육』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개념에서부터 그 내용과 실체를 전반적으로 분석하여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공교육이란 국민교육에서 출발한 개념이라고 보고, 그것이 사교육과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문제는 공교육을 둘러싼 환경과 인식이 서서히 변해가는 데 있으며, 과거 국민교육의 의무화에 대한 관념이 교육의 자유화로 이동하면서 이른바 새로운 공공성 개념이 출현하고, 공과 사의 관계가 전환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았다. 저자는 사교육의 비대화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대책과 대안이 무조건적인 공교육이기에는 많은 문제와 취약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주의의 침투 속에 새로운 공공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교육제도의 개혁에 신자유주의적 관념이 투영되는 것이 현재 일본 공교육이 처한 현실이라고 저자는 지적하였다. 따라서 진정한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철학적 고민과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인 저자가 바라본 일본사회의 공교육과 사교육의 고민을 담고 있지만, 한국사회의 입장에서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내용과 고민이어서 한국 독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공교육의 개념과 이해가 모호했던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기준과 기초지식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할만 하다.

『한국 근현대 교육사』는 한국사회의 근대적 교육제도와 구조의 확립과 함께 현대 교육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 전반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제공하고 있는 책이다. 공교육은 곧 근대적 국민교육 체계를 지칭해왔다. 이런 측면에서 전근대 전통적인 교육체계와 방식을 타파하고 새로운 교육체계를 수립해간 일련의 과정과 역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공교육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따라서 이른바 ‘신교육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한 근대시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 민족성 고취와 계몽적 성격의 교육을 거쳐 해방과 전쟁으로 무너진 교육체제의 복구, 그리고 지금의 현대적 교육으로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한국의 교육사를 두루 살피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