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계정씨 단자 (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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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17년 10월 20일 (금) 16:2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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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의 해독문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2016년에 개최한 특별전 '한글, 소통과 배려의 문자(2016.6.29~12.31)'도록 164쪽을 참고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원문 중 옛 한글의 경우 웹브라우저 및 시스템의 문자세트(character set) 표현상 한계로 인해 표시가 불완전할 수 있으며, 각 내용상의 사소한 교정은 별도의 언급 없이 적용하였습니다.


한글팀 초계정씨 단자 01 표지.jpg

원문과 해석문

원문 해석문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한성 남부동에 사는 고학생 조지원 처 정씨
삼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지극히 망극한 사정은 이 몸이 고 참찬 문숙공 수몽 정 선생의 증손이옵더니 문숙공이 대대로 독자로 내려오다가 이 몸의 아버지 대에 이르러 계후자가 없이 이 몸만 있습니다.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현종조에 선현 봉사를 진실로 생각하여 특별한 명으로 계후하라 하심에 먼 친척인 정일장을 문숙공 양증손으로 삼았더니 일장이 무능하고 불초하여 봉사조 전답과 노비를 한꺼번에 줄여서 없애고 옛집에 사당만 남았는데 옛집을 사서 빈 터는 사면으로 다 베어서 팔아먹고 집만 남겼다가 갑자년에 그 집마저 팔아버리자 가묘가 의지할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터가 문숙공이 성장한 터로 7-8대 전래해오다가 하루아침에 사당을 모시고 남이 들어오게 되니 무지한 여자의 마음이지만 망극하여 서러움이 어이 측량하여 아뢰겠습니까?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그해에 문숙공의 외손들이 모여서 정소하여 도로 되물린 다음 가묘를 양동생에게 뫼시게 했더니 지난해에 또 집 문기를 가져다가 여필주에게 전당 잡히고 빚을 많이 내었다가 갚지 못한다 하고 여씨가 그 무렵에 식구를 데리고 갑자기 이 집에 들어오니 양동생이 가묘를 버리고 인하여 집을 나가서 지금까지 아니 들어오고 여씨는 지금 집을 빼앗아 차지하여 가묘에 욕됨이 참혹하오니 천지간에 이런 망극한 참변이 어디 있겠습니까?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이 몸의 부모 위로 4대 신주를 지킬 사람이 없이 여씨의 환란 중에 두고 하룻밤 사이에 망극한 사정을 내내 다 아뢰오며 증조 문숙공이 선조 대 명신으로 나라에서 계후자를 세우고 사림의 선비들도 서원을 세워 존봉하거늘 양동생이 불초하기로 이렇듯 참혹한 변고와 욕이 미치니 이 몸이 원통하고 괴로울 뿐 아니라 출사한 선비나 출사하지 않는 선비나 모두 누구나 애통해하지 않곘습니까?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지금 사헌부 한성부에서 조처하는 일도 있거니와 누대로 가묘를 모실 곳이 없고 종가각 거의 없어졌으니 외손도 소원하여 사당도 모시고 소원하여 사람이 없고 여씨가 들어가는 사는 집의 가묘를 한때인들 모셔두고 어이 욕을 보일 수 있겠습니까?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이 몸이 비록 여자이오나 문숙공 혈손이고 부모, 조부모 사당이 임자 없이 빈집에 모시도록 하여 여씨의 무한한 욕설을 듣게 되니 자손의 통박한 정세에 대해 남녀가 다름이 있겠습니까?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양동생 들어오기가 빠를지 늦을지 정리하지 못하니 이 몸이 즉시 가묘를 모셔올 것이나 누대의 가묘를 마음대로 모셔오기 어려워 본조에 아뢰오니 양동생이 들어올 동안에 권도로 봉안하는 것을 균등하게 적은 제사를 내려주소서.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예조 처분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기사년(1689) 7월 일 단자


원문 해석문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제사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과연 소장의 말과 같다면 정가의 종손이 진실로 불초가 되거니와, 부인이 비록 여자의 몸이지만 종사가 장차 없어짐을 근심했고 고인을 따라 죽으려는 뜻이 있었다면 혹시라도 개인의 재물을 내고 옛집을 기부하여 정가의 대대로 전하는 터로 하여금 남의 집에 사는 처지를 면하게 했다면 정의는 누군들 가상하게 여기지 않았겠는가?
상단 원문이미지 참고 사당을 옮겨 받들고 제사를 스스로 받듦에 이른다면 종손을 협박하고 막는다는 혐의가 없을 수 없으니 살펴보고 시행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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