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해두창집요발문 (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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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17년 7월 31일 (월) 17:29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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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의 해독문은 "언해두창집요발문"(『한의학고전DB』 online, 한국한의학연구원, 2015.)을/를 참고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원문 중 옛 한글의 경우 웹브라우저 및 시스템의 문자세트(character set) 표현상 한계로 인해 표시가 불완전할 수 있으며, 각 내용상의 사소한 교정은 별도의 언급 없이 적용하였습니다.

한글팀 언해두창집요 01.jpg

원문과 해석문

원문 해석문
臣謹按古人有言曰,"寧醫十丈夫, 莫醫一婦人, 寧醫十婦人, 莫醫一小兒."[1] 盖嬰孩之病, 難察脈, 難問證, 最難於用藥故也. 小兒之疾, 痘瘡最酷然, 而箕封舊俗, 以藥爲第一禁忌, 或値癘氣流行, 毒疫[2]盛發, 則連村闔境[3], 黃口[4]無噍類, 我東方, 生齒[5]不繁, 職[6]由於此, 誠可痛心! 신이 삼가 옛사람이 하신 말씀을 살펴보았더니 다음과 같았습니다."차라리 10명의 성인 남자를 고치는 게 낫지 성인 여자 한명을 치료하기 어려우며, 차라리 10명의 성인 여자를 고치는 게 낫지 어린아이 한명을 치료하기 어려울 것이다."대개 아이의 병은 맥을 잡기도 어렵고 말로 묻기도 어려워 처방을 내리기에 가장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병 가운데에는 마마가 가장 위중하고 혹독하지만, 낡은 풍속만 고집하여 약 쓰는 것을 제일의 금기로 여겨 어떤 경우에는 유행성 전염병이 돌거나 홍역이 빠르게 퍼지면 마을 마다 동네를 폐쇄하여 아이들에게 먹일 것조차 떨어집니다. 우리나라에 백성수가 많치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니 참으로 비통할 따름입니다!
祖宗朝, 雖有《瘡疹集》, 刊行于世, 民不屑焉, 殆虛文耳! 昔歲, 王子染痘證, 勢不順而拘於俗忌, 未敢下藥, 醫官之輩, 袖手待盡. 自上[7]痛念非命, 悔不用藥, 歲在庚寅之冬, 王子又染此疾. 선왕 때에 《창진집》을 세상에 간행하셨지만 백성이 달갑게 여기지 아니하여 거의 쓸모없는 글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해에 왕자가 마마에 전염되었을 때 병세가 순탄치 않음에도 낡은 금기에 얽매여 감히 약을 쓰기를 명하지 않았더니 의관들이 수수방관하고 병이 없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성상께서 왕자가 비명에 돌아가신 것을 가슴아파하고 약을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계시던 중에 경인년(1590)에 왕자가 다시 이 병에 전염되셨습니다.
聖上追憶往事, 特命臣施藥救療. 于時寒威正肅, 毒熱被鬱, 險惡之證, 疊見層出, 中外之人, 莫不指藥爲咎. 及其病勢漸危, 衆口[8]洶洶[9], 而聖斷愈確, 責用益急.臣仰稟聖旨, 俯索靈丹幾乎, 奄忽三投藥而三起之, 斯須之間, 惡證犀散, 精神蘇爽, 不多日而平復焉. 성상께서 지난 일을 기억하시고 신에게 특별히 명하시어 약을 써서 치료하게 하셨습니다. 당시에는 한사가 맹위를 떨치고 있어 독한 열이 한곳에 몰리어 막혀있어 험악한 증상이 잇따라 보이고 계속해서 발생하였습니다. 조정에서나 백성들이나 모두 약 때문에 그리되었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병세가 더욱 악화되어 가자 사람들의 비난이 흉흉하였지만 성상의 결단은 더욱 확고하여 빨리 조치를 취하게 하셨습니다. 신이 성상의 뜻을 받들어 신령스러운 효험이 있는 영약 몇 종을 찾아서 서둘러 세 번을 투여하니 왕자를 세 번 일어나게 하였습니다. 순식간에 험악한 증상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게 돌아와서 오래지 않아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向者之咎藥者, 驚服[10]吐舌[11], 黎民之喪子者 恨欲噬臍[12], 染痘之家, 聞風競走, 得刀圭些子, 則輒能廻生, 十用十活, 其效若神. 厥後王子王女染痘, 俱用藥獲安, 閭閻之全活者, 莫知其數. 지난날에 약 때문이라고 탓하던 사람들이 놀라 마지아니하고 따르려는 마음을 드러내었고, 자식을 잃은 백성들이 한탄하면서 후회하였습니다. 마마를 앓고 있는 집에서 소문을 듣고 달려와 소량의 약이라도 얻어 가면 아이가 곧바로 회생하여 열 번 약을 쓰면 열 명이 모두 살아나니 그 효과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그 후 왕자와 공주가 마마에 걸렸을 때 약을 써서 모두 회복되었으며, 일반 백성이 생명을 보전한 것이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往在辛丑之春, 下敎于臣曰,"平時有《胎產集》,《瘡疹集》,《救急方》, 刊行于世, 亂後皆無矣爾, 宜搜摭醫方, 以成三書. 予欲親覽焉, 且出內藏古今醫書, 令其檢討以資撰集." 지난 신축년(1601) 봄에 성상께서 신에게 하교하여,"평상시에 《태산집》, 《창진집》, 《구급방》이 간행되었으나 전란 후에 모두 없어졌으니 너는 마땅히 의방을 가려 모아서 세가지 책을 만들어라. 내가 직접 보고자 한다. 궁궐에 소장되어 있는 고금의 의학서를 내어 줄 터이니 검토하여 편찬에 자료로 활용하라."하셨습니다.
臣聞命祗慄, 夙夜靡遑, 纔閱歲, 而三書告畢投進之日, 又爲下敎曰,"近歲痘疫未熄, 《痘瘡集要》爲最切, 爾略記其創藥之由, 以跋其尾, 予欲開刊傳布焉."臣不敢告辭 謹陳梗檗于左. 신이 명을 듣고 삼가 두려워하여 밤낮으로 잠시도 허비하지 않고 1년여 만에 3종의 서적에 대한 교열을 마치고 편찬을 끝마쳤음을 고하고 바쳐 올렸더니 또 하교하여,"근 몇 년 동안 마마가 끊이지 않아 《두창집요》가 가장 절실하니 너는 처방을 모은 이유를 책 뒤에 발문으로 적도록 하여라. 내가 간행하여 널리 보급하고자 하노라."하셨습니다. 신이 감히 고사하지 못하고 삼가 아래와 같이 적습니다.
夫人之在於胚胎, 穢惡之毒, 蘊于命門, 遇火運司天之歲, 內外相感, 則發爲疙瘡. 凡有血氣之屬, 莫不皆然, 自少至老, 必生一次, 故又名曰, 百歲瘡. 爲人而不經此患, 則技藝不治, 婚嫁不售, 隣里親戚, 皆不齒爲成人. 若或染着, 則其父母惟事祈禱, 未敢施一藥以救之, 吉凶生死, 付之神鬼. 三韓以後, 明君哲輔何代無之, 而亦未嘗出一言, 以革其沈痼之弊者, 何哉? 대개 사람이 태중에 있을 때 더러운 독이 명문에 쌓였다가 화운이 치성하여 주도하는 해를 만나면 안과 밖이 서로 감응하여 종기가 생깁니다. 무릇 혈기가 연관되어 있는 것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어린 아이에서 노인까지 일생에 반드시 한번은 생기므로 백세창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이 되어서 이 병을 겪지 않으면 기예도 출중하지 않고 혼인도 불가능하고 친척들도 성인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혹 감염되면 그 부모는 오직 기도에만 집중하고 약을 써서 구하려는 생각은 감히 엄두도 못내고 길흉과 생사를 귀신에게 맡깁니다. 삼한 이래로 훌륭한 인군과 명철한 신하가 어느 시대인들 없었으리요마는 한 말씀하셔서 이 오래된 폐단을 혁파하려하지 않은 것은 어떤 까닭이셨을까?
盖天下之事, 否泰有時, 時至而運亨, 則天將假手於人, 必有聖人起而正之. 今上獨斷宸衷, 決意救民, 始自宮壺, 先試於鍾愛之血屬, 神方一播, 萬姓咸化, 使擧國赤子, 得免夭札, 皆躋于壽域, 非聖人而能若是乎? 先醫云, 活千人必有報, 況一國之內, 八道之衆, 因藥而復甦者, 庸有極乎是? 宜積陰德於當時, 延國祚於永世矣. 대개 세상의 일에는 때가 있기에 때에 이르러 대세가 형통하면 하늘이 장차 사람의 손을 빌려 반드시 성인을 두어 바로잡게 합니다. 지금 성상께서는 홀로 결단을 내리고 백성을 구할 결의를 다지시어 비로소 대궐에서 가장 사랑하는 살붙이로부터 먼저 시험하셨습니다. 신효한 처방이 일단 널리 퍼지자 모든 백성이 모두 감화되어 온 나라의 어린이들이 요절을 면하고 장수하게 되었으니 성인이 아니라면 어찌 이와 같이 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선배 의사께서"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면 반드시 보답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물며 온 나라안, 팔도의 백성들이 약으로 다시 소생하였다면 어찌 이보다 더 할 수 있겠습니까? 일이 있을 바로 그때 음덕을 쌓으면 마땅히 나라의 복이 영원토록 지속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但此書荒拙, 誠有愧於古人, 而臣以不才叨承聖命, 罄竭心肝, 蒐獵今古, 採掇精髓, 辨形色之善惡, 分證候之輕重, 披卷相對, 皎若水鏡, 患病之家, 得此一本, 恐不無救急涓埃之助矣. 其中猪尾膏龍腦膏子, 乃百發百中之藥, 起死廻生, 捷於影響, 雖司命莫之神也 다만 이 책은 거칠고 졸렬하여 진실로 옛 어른들께 부끄러운 점이 있으니 신은 재주는 없으나 참람되이 성상의 명을 받들어 정성을 다하여 고금의 의서를 섭렵하여 정수만을 골라 엮어서 형상과 색깔의 좋고 나쁨을 변별하고 증상의 경중을 판별하였으니 책을 펼쳐 서로 비교해 보면 맑은 물과 같이 환히 드러날 것입니다. 환자의 집에서 이 책 하나를 얻으면 급한 병을 구하는데 작지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가운데 저미고와 용뇌고자는 백발백중의 약이니 기사회생하는 것이 그림자나 소리보다 빨라서 비록 목숨을 관장하는 귀신이라도 이 보다 더 신묘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然而自上猶慮其未至, 且命臣諺解方藥, 曲盡其妙, 使深閨婦女, 咸得以看證檢方, 自在用工尤見. 聖上活幼愛民之念, 愈久而愈篤, 與上帝好生之德, 若合符契, 其深恩厚澤, 垂千萬世而無窮極也必矣. 豈不美哉! 豈不盛哉! 그러나 성상께선 오히려 그것이 널리 이르지 못할까 근심하시어 신에게 명하시었습니다."정성으로 방약을 언해하여 그 오묘함을 다하여 깊숙한 규방의 부녀자라도 모두 얻어 증상을 보고 처방을 찾는데 자유자재로 쓰게 하여 효용이 더욱 드러나게 하라." 성상께서 어린이를 살리시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도타우시니 상제의 호생하는 덕과 적확히 부합합니다. 그 깊은 은혜와 두터운 혜택이 만세에 드리워져 무궁무진 할 것이 틀림이 없으니 어찌 아름답지 않으며 어찌 성대하지 않겠습니까?
時辛丑八月 日御醫 正憲大夫 知中樞府事臣許浚頓首稽首謹識. 때는 신축년 8월 모일에 어의 정헌대부 지중추부사 신 허준이 삼가 머리를 조아리며 이 글을 씁니다.
萬曆三十六年正月 日內醫院開刊 만력 36년(1608, 선조 41) 정월 모일 내의원개간
監校官 通訓大夫 行 內醫院 直長臣 李希憲 감교관 통훈대부 행 내의원 직장신이희헌
通訓大夫 行 內醫院 奉事臣李𢓜 통훈대부 행 내의원 봉사신이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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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1. 寧醫十丈夫, 莫醫一婦人, 寧醫十婦人, 莫醫一小兒.: 《의학입문》에는 ","寧醫十男子, 莫醫一婦人, 寧醫十婦人, 莫醫一小兒, 寧醫十小兒, 莫醫一老兒"로 되어 있고 비슷한 인용구를 다수의 고의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毒疫: 홍역의 이명
  3. 闔境: 구역 안의 전체
  4. 黃口: 다섯 살 미만의 어린이
  5. 生齒: 사대부가 아닌 일반 평민을 이르던 말
  6. 職: 오로지나 주로의 의미
  7. 自上: 자기의 웃어른
  8. 衆口: 뭇사람의 평판 또는 비난
  9. 洶洶: 분위기가 술렁술렁하여 매우 어수선하다
  10. 驚服: 몹시 놀라 복종하다
  11. 吐舌: 주로 놀랍고 감탄할 때 취하는 동작을 가리킨다
  12. 噬臍: 噬臍莫及 이미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후회하여도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 사람에게 잡힌 사향노루가 배꼽의 향내 때문에 잡혔다고 제 배꼽을 물어뜯었다는 데서 유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