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석골 설화
「천석골 설화」-千石-說話-
지역: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천석골(千石谷) 및 우마(牛馬)고개의 지명유래 전설.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에 천석골[千石谷]이란 마을이 있었다. 이 곳에는 매년 천석의 수확을 거두는 서(徐)씨 성의 장자(長者)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서천석(徐千石)이라고 불렀다. 서천석은 부를 기반으로 온갖 호강을 누렸지만, 끊임없이 드나드는 손님들 때문에 늘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승이 서천석의 집에 들러 시주를 요구했다. 서천석은 한 눈에 노승의 비범함을 알아채고 그를 후하게 대접했다. 그리고 손님들의 발길을 끊을 수 있는 비법을 전해 달라며 막무가내로 간청했다.
노승은, “부자로 살자면 번거로운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을 대접하는 것은 마땅한 도리입니다.”며 서천석의 간청을 만류했다. 그러나 서천석은 요지부동했다. 결국 노승은 ‘어떤 일이 있어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서천석의 다짐을 받고, ‘집 뒤편에 있는 능선을 끊고 길을 왼쪽으로 돌리면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천기를 누설했다.
서천석은 기뻐라 하며 석공에게 능선을 끊고 길을 돌리도록 했다. 그런데 때마침 이 곳을 지나던 지관이 있었다. 지관은 황급히 서천석을 찾아, “이 능선은 우마요혈(牛馬腰穴)의 형국이어서 재물을 가득 실은 마소의 정기가 이 집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인데, 이 혈을 끊으면 곧 환란이 닥칠 것입니다.”며 경계하였다. 그러나 서천석은 곧이 듣지 않고 오히려 석공을 독려하였다.
그런데 능선을 끊는 과정에서 석공이 암반을 깨뜨리자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내리쳤다. 그리고 깨어진 암반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결국 서천석의 가세는 기울기 시작했고, 근 삼 년만에 몰락했다.
비록 예전에 누렸던 서천석의 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아직도 ‘서천석이 살던 마을’이라고 해서 이 곳을 ‘천석골’이라고 부르고 있고, 끊어진 능선을 ‘우마고개’라고 부르고 있다.
의의와 평가 풍수는 천지간의 기가 특정 공간의 지맥을 통하여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 짓는다고 여기는 민간신앙으로서 오랫동안 우리 민족 의식의 근간을 이루어왔다. 이 작품은 ‘천석골’ 및 ‘우마고개’의 지명 유래를 설명하는 전설인데, 전체적인 흐름이 풍수와 관계한다.
여기서 부의 원천으로서 우마요혈의 명당은 서천석, 즉 가진 자의 지나친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결국 파괴되고 만다. 이른바 '자연과 인간의 부조화'에 대한 경계이면서, 동시에 지나친 욕심과 이기심에 대한 경계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