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문학 -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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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bsp;&nbsp;미국의 메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수행하는 'Visualizing Cultures' 프로젝트는 “이미지가 이끄는 학술”(Image Driven Scholarship)을 표방하는 디지털 환경의 인문 교육 교재 개발 사업이다.<A HREF="#FOOTNOTE9"><SUP>9)</SUP></A> 역사적 사실에 관한 그림, 사진 등의 이미지 자료를 디지털 영상으로 제작하고,<A HREF="#FOOTNOTE10"><SUP>10)</SUP></A> 영상 자료의 구석 구석에 담긴 지식의 모티브를 찾아 학술적인 설명을 부가하는 방법으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있다. 이 저작물은 모두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MIT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광동 무역의 흥망’(Rise &amp; Fall of the Canton Trade System), ‘흑선과 사무라이’(Black Ship &amp; Samurai) 등 20개 주제에 관한 45개의 코스웨어 유닛이 만들어져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이 모두 아시아의 근대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MIT의&nbsp; Visualizing Cultures Project는 2010년부터 예일대학(Yale University)의 동아시아학위원회(Council of East Asian Studies)와 함께 'Visualizing Asia in the Modern World'라는 이름의 컨퍼런스를 개최해 오고 있다.<A HREF="#FOOTNOTE11"><SUP>11)</SUP></A> 시각적인 자료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한 것이나&nbsp; 아시아의 문화와 자연을 담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 등이 이 컨퍼런스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데, 이러한 주제들이 앞으로 MIT의 Visualizing Cultures Project의 외연을 넓혀 갈 것으로 예상된다. </P>
 
<P>&nbsp;&nbsp;미국의 메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수행하는 'Visualizing Cultures' 프로젝트는 “이미지가 이끄는 학술”(Image Driven Scholarship)을 표방하는 디지털 환경의 인문 교육 교재 개발 사업이다.<A HREF="#FOOTNOTE9"><SUP>9)</SUP></A> 역사적 사실에 관한 그림, 사진 등의 이미지 자료를 디지털 영상으로 제작하고,<A HREF="#FOOTNOTE10"><SUP>10)</SUP></A> 영상 자료의 구석 구석에 담긴 지식의 모티브를 찾아 학술적인 설명을 부가하는 방법으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있다. 이 저작물은 모두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MIT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광동 무역의 흥망’(Rise &amp; Fall of the Canton Trade System), ‘흑선과 사무라이’(Black Ship &amp; Samurai) 등 20개 주제에 관한 45개의 코스웨어 유닛이 만들어져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이 모두 아시아의 근대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MIT의&nbsp; Visualizing Cultures Project는 2010년부터 예일대학(Yale University)의 동아시아학위원회(Council of East Asian Studies)와 함께 'Visualizing Asia in the Modern World'라는 이름의 컨퍼런스를 개최해 오고 있다.<A HREF="#FOOTNOTE11"><SUP>11)</SUP></A> 시각적인 자료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한 것이나&nbsp; 아시아의 문화와 자연을 담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 등이 이 컨퍼런스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데, 이러한 주제들이 앞으로 MIT의 Visualizing Cultures Project의 외연을 넓혀 갈 것으로 예상된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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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center;'>[그림 1] Visualizing Cultures<A HREF="#FOOTNOTE12"><SUP>12)</SUP></A></P>
 
<P STYLE='text-align:center;'>[그림 1] Visualizing Cultures<A HREF="#FOOTNOTE12"><SUP>12)</SUP></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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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bsp;&nbsp;또 하나 주목할 만한 디지털 인문학 콘텐츠는 미국의 스텐포드 대학에서 수행한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 프로젝트<A HREF="#FOOTNOTE13"><SUP>13)</SUP></A>의 결과물이다. ‘편지 공화국’(Republic of Letters)이란 17, 18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원거리 편지 교신으로 지식과 감성의 공감대을 형성해 온 문화적 공동체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는 볼테르(Voltaire), 라이프니츠(Leibniz), 루소(Rousseau), 뉴톤(Newton), 디드로(Diderot) 등 계몽주의 시대의 인물들이 남긴 수 많은 편지의 발신지와 수신지, 발신 날짜로 기록된 공간, 시간 정보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다이내믹 디지털 콘텐츠이다. </P>
 
<P>&nbsp;&nbsp;또 하나 주목할 만한 디지털 인문학 콘텐츠는 미국의 스텐포드 대학에서 수행한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 프로젝트<A HREF="#FOOTNOTE13"><SUP>13)</SUP></A>의 결과물이다. ‘편지 공화국’(Republic of Letters)이란 17, 18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원거리 편지 교신으로 지식과 감성의 공감대을 형성해 온 문화적 공동체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는 볼테르(Voltaire), 라이프니츠(Leibniz), 루소(Rousseau), 뉴톤(Newton), 디드로(Diderot) 등 계몽주의 시대의 인물들이 남긴 수 많은 편지의 발신지와 수신지, 발신 날짜로 기록된 공간, 시간 정보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다이내믹 디지털 콘텐츠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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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center;'>[그림 2]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A HREF="#FOOTNOTE14"><SUP>14)</SUP></A></P>
 
<P STYLE='text-align:center;'>[그림 2]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A HREF="#FOOTNOTE14"><SUP>14)</SUP></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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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bsp;&nbsp;예시 화면에서 보이듯이 특정 시간대에 주고받은 편지의 수발신 위치가 세계 지도 상에 표시되고 있다. 이 네트워크 그래프의 한 노드를 클릭하면 그것에 해당하는 편지의 목록이 나오고, 다시 클릭하면 개별 편지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nbsp; 이러한 수준의 고기능 시각화 프로그램은 스텐포드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러한 응용이 가능했던 것은 방대한 규모의 유럽 계몽기 편지 데이터베이스가 인문학자들에 의해 먼저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P>&nbsp;&nbsp;예시 화면에서 보이듯이 특정 시간대에 주고받은 편지의 수발신 위치가 세계 지도 상에 표시되고 있다. 이 네트워크 그래프의 한 노드를 클릭하면 그것에 해당하는 편지의 목록이 나오고, 다시 클릭하면 개별 편지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nbsp; 이러한 수준의 고기능 시각화 프로그램은 스텐포드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러한 응용이 가능했던 것은 방대한 규모의 유럽 계몽기 편지 데이터베이스가 인문학자들에 의해 먼저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P>&nbsp;&nbsp;‘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에서 사용한 모든 데이터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만든 ‘Electronic Enlightenment’<A HREF="#FOOTNOTE15"><SUP>15)</SUP></A> 데이터베이스에서 끌어온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17세기 초에서 19세기 중반까지 약 200년의 기간 동안 7,476명의 사람들에 의해 쓰여진 60,647건의 역사적인 기록물을 담고 있다. 단순히 원문을 디지털화 한 것이 아니라, 본문에 270,000여 건의 주석을 부가하고, 관련 있는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중요한 키워드는 옥스퍼드 인명사전 등 50여 개의 다른 데이터베이스에 하이퍼링크로 연결되도록 하였다. </P>
 
<P>&nbsp;&nbsp;‘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에서 사용한 모든 데이터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만든 ‘Electronic Enlightenment’<A HREF="#FOOTNOTE15"><SUP>15)</SUP></A> 데이터베이스에서 끌어온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17세기 초에서 19세기 중반까지 약 200년의 기간 동안 7,476명의 사람들에 의해 쓰여진 60,647건의 역사적인 기록물을 담고 있다. 단순히 원문을 디지털화 한 것이 아니라, 본문에 270,000여 건의 주석을 부가하고, 관련 있는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중요한 키워드는 옥스퍼드 인명사전 등 50여 개의 다른 데이터베이스에 하이퍼링크로 연결되도록 하였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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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ohn Conway는 1775년 6월 7일 St Clement Danes 교구회에 맡겨졌다. 교구 기록에는 그의 나이가 3년 6개월이고, 글을 읽고 주기도문을 욀 수 있다고 적혔다.&nbsp; 간호사 Hill이 주급 2 실링 6 펜스를 받고 그를 보육하였다. 1778년 John은 가난한 소년들에게 일거리와 숙식을 제공하는 구빈원(救貧院)으로 옮겨진다. (이 때 그의 나이는 2 살이 늘어난 8살로 기록된다.) 그는 이곳에서 걸레에 쓰는 실을 짜는 일을 했다. 교구의 도제 등록부에 의하면, John은 1783년 8월 30일 Essex 지방의 Barking에 사는 어부 Morris Jones의 도제(徒弟)로 보내진다. 이 때 만들어진 고용계약서에는 7주 후에 마스터인 Morris Jones가 2 파운드를 받고, 3년간의 고용 기간이 만료되면 2 파운드 2 실링을 더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John은 3년 동안 일한 후에 옷 한 벌을 받기로 하였다. 1785년 4월 18일에 John은 다시 St Clement Danes 구빈원의 명부에 올랐다. 하지만 4월 22일에 열린 입원 자격 심사에서 그가 도제 생활을 한 지 9달 만에 도망쳤던 사실이 드러나 입원이 거부되었고, 다음날 그는 Barking으로 추방되었다. 1786년 3월 15일, John은 14살이라고 나이를 속이고 다시 구빈원에 들어오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3월 17일, 존은 다시 Barking으로 돌려보내졌다. <A HREF="#FOOTNOTE18"><SUP>18)</SUP></A></P>
 
<P>John Conway는 1775년 6월 7일 St Clement Danes 교구회에 맡겨졌다. 교구 기록에는 그의 나이가 3년 6개월이고, 글을 읽고 주기도문을 욀 수 있다고 적혔다.&nbsp; 간호사 Hill이 주급 2 실링 6 펜스를 받고 그를 보육하였다. 1778년 John은 가난한 소년들에게 일거리와 숙식을 제공하는 구빈원(救貧院)으로 옮겨진다. (이 때 그의 나이는 2 살이 늘어난 8살로 기록된다.) 그는 이곳에서 걸레에 쓰는 실을 짜는 일을 했다. 교구의 도제 등록부에 의하면, John은 1783년 8월 30일 Essex 지방의 Barking에 사는 어부 Morris Jones의 도제(徒弟)로 보내진다. 이 때 만들어진 고용계약서에는 7주 후에 마스터인 Morris Jones가 2 파운드를 받고, 3년간의 고용 기간이 만료되면 2 파운드 2 실링을 더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John은 3년 동안 일한 후에 옷 한 벌을 받기로 하였다. 1785년 4월 18일에 John은 다시 St Clement Danes 구빈원의 명부에 올랐다. 하지만 4월 22일에 열린 입원 자격 심사에서 그가 도제 생활을 한 지 9달 만에 도망쳤던 사실이 드러나 입원이 거부되었고, 다음날 그는 Barking으로 추방되었다. 1786년 3월 15일, John은 14살이라고 나이를 속이고 다시 구빈원에 들어오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3월 17일, 존은 다시 Barking으로 돌려보내졌다. <A HREF="#FOOTNOTE18"><SUP>18)</SUP></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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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center;'>&nbsp;&nbsp;[그림 3] London Lives, 1690-1800: www.londonlives.org</P>
 
<P STYLE='text-align:center;'>&nbsp;&nbsp;[그림 3] London Lives, 1690-1800: www.londonlives.or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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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bsp;&nbsp;미국과 유럽에서 디지털 인문학 연구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츠의 외형적인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지난 10여년 간 공공기관 주도로 만들어낸 지식 정보 데이터베이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데이터의 질적 수준을 비교하면 큰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차이는 콘텐츠 제작과 병행한 인문학적 연구의 깊이가 만들어낸 차이일 것이다. </P>
 
<P>&nbsp;&nbsp;미국과 유럽에서 디지털 인문학 연구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츠의 외형적인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지난 10여년 간 공공기관 주도로 만들어낸 지식 정보 데이터베이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데이터의 질적 수준을 비교하면 큰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차이는 콘텐츠 제작과 병행한 인문학적 연구의 깊이가 만들어낸 차이일 것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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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18일 (월) 10:53 판

디지털 인문학

김현 2013, 『인문콘텐츠』 29, 인문콘텐츠학회, 2013. 6.


디지털 인문학

- 인문학과 문화콘텐츠의 상생 구도에 관한 구상 -


김 현*


국문 초록

  인문콘텐츠학계와 전통적인 인문학계가 공동으로 관심으로 가져야 할 과제로 ‘디지털 인문학’(Digital Humanities)의 가능성에 주목해 볼 것을 제안한다.

  디지털 인문학이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수행하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 그리고 이와 관계된 창조적인 저작 활동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것은 전통적인 인문학의 주제를 계승하면서 연구 방법 면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연구, 그리고 예전에는 가능하지 않았지만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시도할 수 있게 된 새로운 성격의 인문학 연구를 포함한다.  

  순수 인문학의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인문학은 인문지식의 사회적 확산을 돕는 길이고, 인문콘텐츠학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문화산업에 응용할 방대한 인문학 지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획득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일이다. 미국과 유럽, 심지어는 가까운 일본과 대만의 상황을 보더라도 디지털 인문학의 육성은 범인문학계(인문학+인문콘텐츠학)의 자연스러운 발전 궤도 상에 있는 과제이다.

  인문콘텐츠학이 디지털 인문학을 수용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문화콘텐츠학과에서 배출하는 인력의 일부를 인문정보기술의 운용 능력을 갖춘 지식 코디네이터로 육성하는 일이다. 이들은 인문지식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뿐 아니라 그곳에서 생산되는 지식을 디지털 콘텐츠로 조직화하는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다.  디지털 인문학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학마다 독립적으로 이 분야의 정규 교과 과정을 운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학회 차원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교육 기회를 마련한다면, 소수의 교수 인력만 가지고도 다수에게 그 지식을 전달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디지털 인문학, 인문콘텐츠학, 문화콘텐츠학, 인문정보학, 인문지식 코디네이터


I. 인문콘텐츠=인문학+디지털 콘텐츠

  인문콘텐츠학회는 창립 후 10년 동안 인문학의 입장에서 문화산업에 다가서는 길을 개척해 왔다. 통권 29호에 이른  학회지 『인문콘텐츠』는 문화콘텐츠에 관한 깊이 있는 담론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옴으로써 ‘인문콘텐츠학’ 또는 ‘문화콘텐츠학’이라는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하였으며, 학회 회원들이 소속 대학에서 운영하는 ‘문화콘텐츠학과’도 이제는 상당 부분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서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내용적 수준을 제고할 인재들을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학술활동이 그렇듯이 우리가 이루어낸 것보다는 이루지 못한 것, 앞으로 이루어 나아가야 할 것이 더 많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10년 전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일, 하지만 오늘까지도 여전히 미흡한 수준으로 남아 있는 일은 무엇인가? 10년 전에 했던 우리의 각오를 돌아보자. 

“디지털 내용물은 사실상 우리 사회 전분야의 다양한 측면을 전부 포괄하는 것이며 그러한 내용물 창출의 주된 원천이 되는 것은 인문학적 사고와 축적물이다. 따라서 디지털 내용물과 인문학의 구체적인 결합을 새롭게 ‘인문콘텐츠’라고 이름붙이고자 한다. 인문콘텐츠라는 과제는 전통적인 인문학에 대한 실험이자 새로운 기회이다. 그러나 올바른 인문콘텐츠의 창출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디지털기술을 포함하여 다양한 영역과 연결된 관계망의 산물이어서, 한 개인이 독립적으로 완결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인문콘텐츠라는 과제를 담당할 새로운 학회를 창립하는 이유이다.”(인문콘텐츠학회 창립 발기문 중에서)1)

  이 글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듯이, 인문콘텐츠학회는 두 개의 분명한 화두를 안고 출범하였다. ‘디지털 콘텐츠’와 ‘인문학’이다. 우리 학회의 관심과 활동 속에 이 두 가지 주제는 여전히 “살아있는가?”

  인문콘텐츠학회 회원의 상당수는 전통적인 인문학을 학문 배경으로 삼고 있으면서, 지금은 대학의 문화콘텐츠 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교육․연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문화콘텐츠학과의 경우, 비록 그 배경을 인문학에 두고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현재의 관심사는 인문학 연구보다는 영화, 드라마, 광고, 공연기획 등 이른바 등 문화산업 쪽에서 요구하는 실용 능력의 배양에 쏠려있는 듯이 보인다.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이 분야에서 활동할 전문 인력을 양성할 책임을 대학에서 담당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고 필요한 일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리고 현재의 문화콘텐츠학과가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문콘텐츠’라는 말을 만들어냈을 때 의도한 뜻은 “디지털 문화콘텐츠 안에 인문학의 가치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문화산업계의 동향과 수요를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인문지식을 이해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다.

  10년 전 인문콘텐츠 학회의 설립에 참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인문콘텐츠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할 일은 인문지식과 문화산업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이라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문화산업계와 인문학계, 이 두 세계는 모두 크고, 깊고,  고집스러운 자기 영역이 있기 때문에 섣부른 융합이나 소통의 논리만으로 그 사이에 끼어들기는 어렵다. 진지하게 그 세계에 다가가서, 그곳의 중심에서 논의되는 수준으로 그들의 주제를 탐구하고, 거기에서 얻은 신뢰 위에서 다른 쪽의 세계를 이해시키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인문콘텐츠학의 이러한 중재적 활동을 통해, 문화산업계는 더욱 용이하게 인문학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인문학 연구자들은 문화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원천 지식의 생산에 더 많이 기여하게 되리라는 것, 이것이 인문콘텐츠학에 종사하는 우리의 기대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재적 활동을 함에 있어 “우리의 노력으로만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2)  디지털 문화콘텐츠의 자원이 되는 인문지식은 순수인문학을 포함하는 인문학의 모든 영역에서 각 방면 전문 연구자들의 치열한 노력을 통해 생산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문화산업계의 다양하고 심도있는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 이것은 문화콘텐츠학과 수업을 통해 개설적 수준의 인문학 관련 강좌 몇 개를 수강한 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

  나는 이러한 이유에서 인문콘텐츠학과 전통적인 인문학의 지속적인 협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인문콘텐츠학은 전통적 인문학에 대해 인문지식의 응용적 수요와 그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림으로써 문화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인문지식의 생산을 촉진하고, 전통적 인문학은 그것을 통해 문화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원천 지식을 더욱 풍성하게 생산해 내는 구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II. 디지털 인문학

  인문학과 인문콘텐츠학 사이의 협업은 어떻게 추구될 수 있을까? 인문콘텐츠학계와 전통적인 인문학계가 공동으로 관심으로 가져야 할 과제로서 ‘디지털 인문학’(Digital Humanities)의 가능성에 주목해 볼 것을 제안한다.3) 

  디지털 인문학이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수행하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 그리고 이와 관계된 창조적인 저작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이것은 전통적인 인문학의 주제를 계승하면서 연구 방법 면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연구, 그리고 예전에는 가능하지 않았지만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시도할 수 있게 된 새로운 성격의 인문학 연구를 포함한다. 단순히 인문학의 연구 대상이 되는 자료를 디지털화 하거나, 연구 결과물을 디지털 형태로 간행하는 것보다는 정보 기술의 환경에서 보다 창조적인 인문학 활동을 전개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디지털 매체를 통해 소통시킴으로써 보다 혁신적으로 인문 지식의 재생산을 촉진하는 노력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에서는 이탈리아의 예수회 신부 로베르토 부사(Roberto Busa, 1913-2011)가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의 저작을 위시한 중세 라틴어 텍스트의 전문 색인을 전자적인 방법으로 편찬한 것을 디지털 인문학의 효시로 보고 있다.4) 이를 계기로 인문학 연구의 새로운 방법에 눈을 뜨게 된 미국과 유럽의 인문학자들은 컴퓨터의 활용을 여러 방면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인문학 전산화(Humanities Computing), 또는 전산 인문학(Computational Humanities)이라는 이름으로, 텍스트 및 언어 자원의 색인․통계 처리를 위주로 하였으나, 정보 기술 환경의 급속한 진화와 더불어 그 활용 범위를 데이터베이스와 멀티미디어, 그리고 대규모 원시 데이터에서부터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미있는 사실을 찾아내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그 결과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시각화(Visualization)로 넓혀 갔다.

미국의 대학 사회에서 디지털 인문학 연구가 급진적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5) 영국의 경우, 학술연구 지원 기구인 예술인문연구회(AHRC, Arts and Humanities Research Council)와 경제사회연구회(ESRC, Economic and Social Research Council)의 지원에 힘입어, 옥스퍼드, 케임브릿지, 런던, 셰필드 대학 등이 유럽 디지털 인문학의 선도적인 모델이 되는 연구결과물을 산출하고 있다.

  디지털 인문학 연구는 미국, 영국뿐 아니라, 캐나다,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도 활발하게 전개 되고 있으며, 일본 대만에서도 그것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6) 세계 디지털 인문학 연구 단체들이 결성한 국제적 네트워크인 센터넷(CenterNet)의 「세계 디지털 인문학 센터 디렉토리」7)에 등재된 디지털 인문학 관련  연구센터, 학회, 전문 기구 수는 무려  190여 곳에 달한다.8)


III. 디지털 인문학의 연구개발 사례

  ‘디지털 인문학’을 표방하는 연구 센터들은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가? 디지털 환경에서의 인문학 연구와 교육 방법 개발을 공동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하겠지만, 구체적인 프로젝트는 교양적 수준의 인문지식 교재 개발에서부터 고도의 정보처리 기술을 동원한 빅 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성격을 드러낸다.  디지털 인문학은 인문학 분야의 새로운 분과 학문이 아니라, 인문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방법상의 혁신을 지향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의 범위나 주제를 어느 특정한 영역에 한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성격의 디지털 인문학 프로젝트 가운데 인문콘텐츠적 연구 개발에 참고할 만한 것도 적지 않게 찾아진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미국의 메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수행하는 'Visualizing Cultures' 프로젝트는 “이미지가 이끄는 학술”(Image Driven Scholarship)을 표방하는 디지털 환경의 인문 교육 교재 개발 사업이다.9) 역사적 사실에 관한 그림, 사진 등의 이미지 자료를 디지털 영상으로 제작하고,10) 영상 자료의 구석 구석에 담긴 지식의 모티브를 찾아 학술적인 설명을 부가하는 방법으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있다. 이 저작물은 모두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MIT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광동 무역의 흥망’(Rise & Fall of the Canton Trade System), ‘흑선과 사무라이’(Black Ship & Samurai) 등 20개 주제에 관한 45개의 코스웨어 유닛이 만들어져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이 모두 아시아의 근대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MIT의  Visualizing Cultures Project는 2010년부터 예일대학(Yale University)의 동아시아학위원회(Council of East Asian Studies)와 함께 'Visualizing Asia in the Modern World'라는 이름의 컨퍼런스를 개최해 오고 있다.11) 시각적인 자료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한 것이나  아시아의 문화와 자연을 담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 등이 이 컨퍼런스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데, 이러한 주제들이 앞으로 MIT의 Visualizing Cultures Project의 외연을 넓혀 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Visualizing Cultures12)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디지털 인문학 콘텐츠는 미국의 스텐포드 대학에서 수행한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 프로젝트13)의 결과물이다. ‘편지 공화국’(Republic of Letters)이란 17, 18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원거리 편지 교신으로 지식과 감성의 공감대을 형성해 온 문화적 공동체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는 볼테르(Voltaire), 라이프니츠(Leibniz), 루소(Rousseau), 뉴톤(Newton), 디드로(Diderot) 등 계몽주의 시대의 인물들이 남긴 수 많은 편지의 발신지와 수신지, 발신 날짜로 기록된 공간, 시간 정보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다이내믹 디지털 콘텐츠이다.

[그림 2]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14)

  예시 화면에서 보이듯이 특정 시간대에 주고받은 편지의 수발신 위치가 세계 지도 상에 표시되고 있다. 이 네트워크 그래프의 한 노드를 클릭하면 그것에 해당하는 편지의 목록이 나오고, 다시 클릭하면 개별 편지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수준의 고기능 시각화 프로그램은 스텐포드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러한 응용이 가능했던 것은 방대한 규모의 유럽 계몽기 편지 데이터베이스가 인문학자들에 의해 먼저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에서 사용한 모든 데이터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만든 ‘Electronic Enlightenment’15) 데이터베이스에서 끌어온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17세기 초에서 19세기 중반까지 약 200년의 기간 동안 7,476명의 사람들에 의해 쓰여진 60,647건의 역사적인 기록물을 담고 있다. 단순히 원문을 디지털화 한 것이 아니라, 본문에 270,000여 건의 주석을 부가하고, 관련 있는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중요한 키워드는 옥스퍼드 인명사전 등 50여 개의 다른 데이터베이스에 하이퍼링크로 연결되도록 하였다.


  나의 관심을 끌었던 또 하나의 디지털 인문학 데이터베이스는 영국 셰필드 대학과 허트포드셔 대학이 편찬한 'London Lives'16)이다. 이곳에는 1690년부터 1800년 사이에 영국 런던 거주민의 삶에 관계된 고문서 240,000 건이 집적되어 있다.17) 교회 교구의 기록물을 비롯해 범죄와 재판에 관한 기록, 병원의 진료 기록과 검시 보고서, 상공인 조합의 기록, 빈민 구제에 관한 기록 등이다. 이 데이터 속에는 모두 3백35만 개의 인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데이터베이스 편찬자는 그 가운데 동일 인물들을 추적하여 18세기 런던의 하층민으로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생애를 재구성할 수 있게 하였다. 이 데이터베이스의 효용을 가늠하는 사례로, 그 속에서 찾아진 한 고아 소년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기로 하자.


John Conway는 1775년 6월 7일 St Clement Danes 교구회에 맡겨졌다. 교구 기록에는 그의 나이가 3년 6개월이고, 글을 읽고 주기도문을 욀 수 있다고 적혔다.  간호사 Hill이 주급 2 실링 6 펜스를 받고 그를 보육하였다. 1778년 John은 가난한 소년들에게 일거리와 숙식을 제공하는 구빈원(救貧院)으로 옮겨진다. (이 때 그의 나이는 2 살이 늘어난 8살로 기록된다.) 그는 이곳에서 걸레에 쓰는 실을 짜는 일을 했다. 교구의 도제 등록부에 의하면, John은 1783년 8월 30일 Essex 지방의 Barking에 사는 어부 Morris Jones의 도제(徒弟)로 보내진다. 이 때 만들어진 고용계약서에는 7주 후에 마스터인 Morris Jones가 2 파운드를 받고, 3년간의 고용 기간이 만료되면 2 파운드 2 실링을 더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John은 3년 동안 일한 후에 옷 한 벌을 받기로 하였다. 1785년 4월 18일에 John은 다시 St Clement Danes 구빈원의 명부에 올랐다. 하지만 4월 22일에 열린 입원 자격 심사에서 그가 도제 생활을 한 지 9달 만에 도망쳤던 사실이 드러나 입원이 거부되었고, 다음날 그는 Barking으로 추방되었다. 1786년 3월 15일, John은 14살이라고 나이를 속이고 다시 구빈원에 들어오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3월 17일, 존은 다시 Barking으로 돌려보내졌다. 18)

  [그림 3] London Lives, 1690-1800: www.londonlives.org

  미국과 유럽에서 디지털 인문학 연구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츠의 외형적인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지난 10여년 간 공공기관 주도로 만들어낸 지식 정보 데이터베이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데이터의 질적 수준을 비교하면 큰 차이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차이는 콘텐츠 제작과 병행한 인문학적 연구의 깊이가 만들어낸 차이일 것이다.


IV. 디지털 인문학과 인문콘텐츠학

   디지털 인문학이 문학, 사학, 철학 등 전통적인 인문학의 영역에서 탐구되어야 할 과제인지, 아니면 인문지식의 문화콘텐츠적 응용을 추구하는 인문콘텐츠학의 과제인지를 묻는다면, 이에 대한 나의 일차적인 답변은 ‘인문학의 과제’라는 것이다. 디지털 인문학은 모든 인문학이 새롭게 갈아입어야 할 옷과 같은 것이다. 디지털이라고 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인문학은 더 이상 현대의 학문이라고 할 수 없다. 적어도 우리의 다음 세대의 인문학자들은 모두 디지털 인문학자일 것이다.

  그렇다면 인문콘텐츠학이 디지털 인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그것을 외면하면, ‘인문지식의 문화콘텐츠적 응용’ 또한 전통적인 인문학의 몫으로 돌아가고 우리에게는 남는 것이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당시의 교육과학기술부와 이 부처의 산하 기관으로서 학술연구 지원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우리나라 인문사회 분야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인문사회 학술진흥 장기 비전 수립 추진위원회’를 운영하고, 여기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2030 인문사회 학술진흥 장기비전’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인문사회 분야 학술진흥 사업의 마스터 플랜 및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기획안이 제시한 6대 과제의 하나가 ‘디지털 연구 기반 구축을 위한 디지털 휴머니티즈’이다.19)

  이 계획서에서는 디지털 휴머니티즈 사업의 제안 배경에 대해, “문화콘텐츠산업은 인문사회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축적된 지식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디지털화를 통해 인문사회분야 학술연구성과를 교육․문화산업에 활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적,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디지털 인문학(=Digital Humanities)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문화콘텐츠산업에의 기여’라고 한다면, 같은 목표를 가진 인문콘텐츠학이 이에 대해 무관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인문학이라는 영역에서 인문콘텐츠학이 담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순수 인문학 분야의 연구자들을 도와 보다 응용 가치가 높은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일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응용 가치는 물론 문화산업적인 활용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산업계의 동향과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역할은 인문콘텐츠 연구자들의 몫이다. 고전문헌 속의 데이터와 씨름해야 하는 인문학 연구자들이 문화산업계의 세세한 동향까지 살피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인문콘텐츠 연구자들이 문화산업계의 지식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디지털 인문학 연구에 반영될 수 있기 위해서는 이들도 그 연구 개발 활동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인문학 연구자와 인문콘텐츠학 연구자들의 공동 프로젝트 수행에서 후자가 담당해야 할 또 하나의 역할은 인문학의 원천지식을 디지털 콘텐츠로 재조직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그에 필요한 기술을 운용하는 일이다.

그것의 실제적인 운영 능력은 운용자가 연구의 목적과 데이터의 성격을 얼마만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바꿔 말해, 정보 기술을 이해할 뿐 아니라, 그 기술을 적용할 인문 지식에 대해 잘 알거나, 적어도 그 분야의 전문가인 순수 인문학자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인문콘텐츠학의 발전적인 커리큘럼 속에는 이와 같은 학제적인 연구개발 인력을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V. 인문정보학

  문화콘텐츠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디지털 기술’을 문화산업 분야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영상이나 3D 전시관 구현 기술 쪽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디지털 인문학에서도 시각화(Visualization) 분야에서는 이러한 것을 관심 있게 다룬다. 하지만 이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인문지식을 정보화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인문지식을 그것의 학제적, 산업적 응용이 가능하도록 부품화 하고, 그 부품 사이에 새로운 문맥(Context)을 부여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인문지식의 정보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인문정보학(Cultural Informatics)이라고 이름짓고,21) 그 방법론을 미래의 디지털 인문학 연구자들에게 전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22)

  이 프로그램의 석사 과정 학생들은 입학과 함께 앞으로 무엇을 배우고, 어떠한 능력을 배양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목표를 제시받는다.  첫째, 인문지식을 다루는 텍스트를 컴퓨터 가독형 데이터로 전환하는 전자 텍스트 편찬 방법, 둘째, 방대한 규모의 디지털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유관한 지식자원이 연계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지식 정보 데이터베이스 설계 및 구현 방법, 셋째, 문자 텍스트의 형태로만 유통되던 인문 지식을 시각적인 형태로 전환하여 그 활용성을 높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첫 번째 과업인 전자 텍스트 편찬 기술의 배양을 위해 학생들은 가장 먼저 XML(eXtensible Makrup Language)을 공부한다. 이 때 이들이 배우는 것은 단순히 기존의 텍스트에 약속된 태그를 첨가하는 방법이 아니라, 대상 문헌의 성격과 체제를 파악하고, 그속에서 핵심적인 의미 요소를 파악하는 안목이다. 처음에는 자기의 이력서나 여행 계획서, 소장 도서 목록을 XML 문서로 만들어보는 일에서 시작하여, 인물, 사적, 사건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백과사전 기사, 그리고 조선시대 국왕의 교지나 분재기, 토지 매매 문서와 같은 고문서까지, 대상 자료의 특성을 파악하여 그것에 부합하는 기계가독형 전자 문서를 제작하는 훈련을 받는다.

  나는 XML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한 가지 실험을 한다. 먼저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이 쓴 원고를 주고 그 내용을 그대로 담은 XML 문서를 만들도록 한다. 그 다음에는 학생들 스스로 같은 내용의 글을 쓰되, 이번에는 처음부터 XML 문서로 제작하도록 한다.  학생들은 이 실험을 통해 아무리 대가의 글이라고 하더라도 디지털 데이터로서의 활용이라는 관점에서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XML은 이미 만들어진 지식을 가공하는 수단이 아니라, 활용면에서 더욱 가치있는 지식을 만드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두 번째 코스인 데이터베이스 설계 및 구현 과정은 XML 문서로 제작한 인문학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데 목표를 둔다.  학생들은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atabase Management System, DBMS)의 운영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적재된 XML 문서로부터 중요한 의미 요소를 추출하고, 그것을 분석, 종합하는 방법과 함께 그 요소들의 관계, 즉 의미의 연결 고리를 추적하여 감춰졌던 사실을 발견하는 데이터마이닝의 기초적인 방법을 배우게 된다.

  세 번째 과제인 인문지식의 시각화 기술 교육은 인문지식을 전달하는 텍스트가  시각적인 미디어를 통해 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속에 축적된 자료의 분석에서 얻어낸 통계적인 결과를 그래프로 표시하는 방법, 콘텐츠 속의 지리적인 정보를 전자지도 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각화 하는 방법, 사진, 동영상, 파노라마 영상, 3D 모델 등의 모노미디어를 제작하고 거기에 문맥(Context)을 담아 시각적인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이루어지게 하는 하이퍼미디어 기술을 교육한다.

  학생들은 정보 처리 기술을 배우면서 동시에 자신이 관심을 두어 온 인문학 분야의 자료에 그것을 적용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석사 학위 논문으로 발전시킨다.

  석사 과정이 인문지식의 정보화 기술을 이해하고 그것을 도구로 활용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주력한다면, 박사 과정은 그 바탕 위에서 보다 창의적으로 인문지식 데이터를 생산하고 문화콘텐츠의 제작에 응용하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디지털 인문학의 비전을 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월드 와이드 웹을 이미 만들어진 지식의 유통 수단으로 쓰기 보다는 의미의 연결 고리를 찾아 더욱 종합적이고 응용 가치가 높은 지식의 생산 수단으로 쓰일 수 있게 하는 ‘인문정보 시맨틱 웹(Humanities Semantic Web)’, 그리고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인문 지식 텍스트를 담아내는 미디어가 되게 하는 ‘시각적 인문학(Visual Humanities)'은 박사 과정 학생들이 디지털 인문학의 발전적인 성과를 낳기 위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제들이다.


VI. 문화콘텐츠와 인문지식

  문화콘텐츠에 대한 정의가 무엇이냐를 떠나, 그 이름을 가지고 떠올리는 대상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 답변은 아마도 수십 가지 이상으로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와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음원 사업자는 대중음악, 모바일 서비스 프로바이더는 스마트폰 상에서 동작하는 게임 프로그램을 우선 연상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콘텐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여러 해 전부터 일관되게 유지해 온 나의 답변은 “인문지식이 곧 문화콘텐츠”라는 것이다.23) 부연하자면, 인문지식은 문화콘텐츠의 ‘소재’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문화콘텐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만들어내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적 소비 현장을 들여다보자.

  모바일 기기의 이용자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을 보면서 그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새로운 지식을 얻고 새로운 즐길 거리를 발견한다.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역사를 배우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활동의 양상도 예전과는 다르다. 방문자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그것을 안내판의 한 구석이나 안내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QR 코드 이미지에 비출 때마다 방문지에 관한 풍부한 정보가 쏟아진다.

  인터넷, 모바일, IPTV 등 오늘날의 정보기술이 만들어낸 정보 통신 플랫폼은 지식이 곧 문화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학술과 창작, 전문성과 대중성,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향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놀이와 학습을 구분할 필요없이 그것들이 한 데 어우러진 복합적인 현상이 지식 정보화 시대인 오늘날의 ‘문화’이다.

  인문학을 배경으로 하는 문화콘텐츠학과의 교육 커리큘럼에서는 이른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라고 하는 것이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듯하다. 나 역시 스토리텔링의 인문콘텐츠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 스토리텔링을 영화나 드라마, 게임과 같은 엔터테인먼트적 장르의 이야기 소재로만 보는 듯한 사고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노비의 도망’을 다루는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가 호기심에 이끌려 ‘노비’라고 하는 키워드로 인터넷 상의 정보를 검색하고, 조선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노비 신분의 사람들과 도망 노비의 추쇄(推刷)에 관한 지식을 얻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드라마의 줄거리도 역사적 소재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이지만, ‘노비’라는 키워드를 출발점으로 하여 노비의 생활, 노비의 도망, 노비의 신분 세탁, 노비의 추쇄의 실상 등 역사적 사실에 관한 지식을 단계적인 마우스 클릭으로 얻어낼 수 있도록 조직화화 하는 것 역시 스토리텔링의 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즐길거리로 만들어지는 ‘허구적 스토리텔링’과 지식을 조직화 하는 ‘사실적 스토리텔링’은 서로가 서로에 대해 뿌리와 열매가 되는 상보적 순환관계에 있다.  사실적 스토리텔링의 폭과 깊이가 더해질수록 그것을 응용한 허구적 스토리텔링의 수준이 높이질 것이고, 허구적 스토리텔링의 흥미와 인기는 다시 사실적 스토리텔링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디지털 인문학에 대해 갖는 비전은 그것이 인문학과 문화산업의 사이에서 부가가치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펌프 역할을 하리라는 것이다. 기초적인 인문학 연구의 산물을 지식 콘텐츠로 조직화하고 이를 통해  문화산업적 콘텐츠의 생산을 돕는 것, 그렇게 해서 인문지식의 사회적 수요를 제고하고 인문학 연구가 더욱 활성화 되도록 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VII. 디지털 인문학 수용을 위한 과제

  인문콘텐츠학이 디지털 인문학을 수용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제 본격적으로 배출되기 시작한 문화콘텐츠학 전공자들의 일부가 인문정보기술의 운용 능력을 갖춘 지식 코디네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부가 아니라 일부라고 하는 이유는 이곳에서도 분업과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학 전공자 중에는 인문학보다는 문화산업의 현장 쪽에 더 가깝게 다가가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그 방향에서 요구하는 기획-제작-마케팅의 능력을 배양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한편 인문학 지식으로부터 문화상품의 자원을 끌어내는 일에 관심을 둔 사람들은 인문지식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뿐 아니라 그곳에서 생산되는 지식을 디지털 콘텐츠로 조직화하는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들이 바로 순수 인문학 연구자와 문화산업 종사자 사이에서 인문 지식의 소통과 응용을 가능케 하는 지식 코디네이터들이다. 인문지식 코디네이터의 위상을 그림으로 그려본다면 그들의 한 쪽 옆에는 순수 인문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있고 다른 쪽에는 문화산업 종사자들이 있는 그림이 될 것이다. 문화산업계의 동향을 살펴 그곳에서의 인문지식 수요를 파악하는 한편, 인문학 연구자들을 도와 응용 가치가 있는 지식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지식 코디네이터의 역할이다.

나는 인문콘텐츠학회가 중심이 되어 단계적으로 이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 실천 방안은 학회 차원에서 각 대학의 문화콘텐츠학 및 인문학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디지털 인문학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학마다 독립적으로 이 분야의 정규 교과 과정을 운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학회 차원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교육 기회를 마련하고, 각 대학이 이를 일종의 과외 수업처럼 활용한다면, 소수의 교수 인력만 가지고도 다수에게 그 지식을 전달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조언하는 일이다. 앞에서 소개하였듯이 교육부(당시의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에 이미 우리나라의 인문사회과학 진흥을 위해 ‘디지털 휴머니티스’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수렴한 바 있다. 그런데 이에 관한 사업 계획이 아직까지 실천에 옮겨지지 못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사이 교육과학기술부가 2개의 부처로 나뉘면서 융합적인 성격의 연구 지원에 혼선이 빚어진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휴머니티스'의 육성 필요성에 대한 관련 학계의 목소리가 정부 부처와 전담기관의 실무자들이 생각한 만큼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문학계는 예전부터 해 온 연구 방식에 집착하는 보수성 때문에, 그리고 문화콘텐츠학계는 문화산업을 이해하고 그 쪽으로 다가가는 것이 더 급한 과제여서 인문지식의 기초적인 응용 환경을 조성하는 이 분야에는 무관심했던 듯하다.

  순수 인문학의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인문학은 인문지식의 사회적 확산을 돕는 길이고, 인문콘텐츠학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문화산업에 응용할 방대한 인문학지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획득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일이다. 미국과 유럽, 심지어는 가까운 일본과 대만의 상황을 보더라도 디지털 인문학의 육성은 범인문학계(인문학+인문콘텐츠학)의 자연스러운 발전 궤도 위에 놓인 과제이다.  시행 시기에 있어 다소의 빠르고 늦음은 있겠지만 언젠가는 들어서야 할 이 길에 인문콘텐츠학 연구자들이 선도적인 발걸음을 내딛고, 그 길의 올바른 방향 정립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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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Digital Humanities:

Cooperative Scheme between Humanities and Cultural Contents


Kim, Hyeon


        This paper will argue that a cooperation is necessary between the fields of humanities contents and traditional humanities in exploring the potential of digital humanities.

        Digital humanities refers to all new types of humanities research, education, and creative projects enabled by information technology. The definition is not limited to studies of traditional humanities topics using information technology as a research method; but it also includes completely new forms of humanities research realized by the use of computers.

        Digital humanities can be beneficial to both humanities and cultural contents. For the traditional humanities studies, digital humanities will contribute to a wide dissemination of humanities knowledge in society; for cultural contents, digital humanities will provide the most efficient medium to acquire humanities knowledge for application in the cultural industry.

        In order for the cultural contents to contain digital humanities, I suggest that education programs of the cultural contents departments should train some of their students in information technology to raise them as humanities knowledge coordinators. These coordinators should be equipped with not only the basic humanities knowledge, but also the information-processing skills to systemize the knowledge into digital contents. In case of Korea, where there is a shortage of professionals in the field of digital humanities, it is difficult for colleges to independently run digital humanities programs. But with open educational opportunities such as Digital Humanities Conference, it will be possible with just a few human resources to distribute knowledge and ideas to a large audience.


Key Words: digital humanities, humanities contents, cultural contents, cultural informatics, knowledge coordinator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인문정보학 교수, 인문콘텐츠학회 부회장
1) 인문콘텐츠학회 창립 발기문, 『인문콘텐츠』 창간호, 2003. 6. p. 297
2) 김기덕, 「문화콘텐츠의 등장과 인문학의 역할」, 『인문콘텐츠』 28, 2013. 3.
3) 문화콘텐츠 관계자들은 ‘디지털’을 ‘산업적 응용’을 위한 기술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내가 이 글에서 말하는 ‘디지털’은 ‘문화산업’보다 ‘인문학’ 쪽으로 협업 구도를 만드는 수단이다.
4) 로베르토 부사(Roberto Busa, 1913-2011)는 1949년부터 미국 IBM사의 도움을 받아 1천1백만 단어에 이르는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의 저작과 관련 자료를 컴퓨터의 힘을 빌어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물은 1974년에 인쇄물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고, 1992년에는 하이퍼텍스트 기능을 포함한 디지털 텍스트가 CD-ROM 판으로 간행되었다. (Susan Hockey, The History of Humanities Computing, A Companion to Humanities Computing, 2004. Blackwell Publishing, P.
5) Luke Waltzer, Digital Humanities and the "Ugly Stepchildren" of American Higher Education, Debates in the Digital Humanities, 2012.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pp. 336-337
6) 리츠메이칸 대학(立命館大学)의 일본문화 디지털 휴머니티스 센터(日本文化デジタル・ヒューマニティーズ拠点)에서 간행한 『일본문화 디지털 휴머니티즈 총서(シリーズ日本文化デジタル・ヒューマニティーズ)』 , 타이완 대학(臺灣大學)의 디지털 휴머니티스 센터(數位人文中心)에서 간행한 『디지털 휴머니티스 총서(數位人文硏究叢書)』 등.
7) The International Directory of Digital Humanities Centers: http://digitalhumanities.org/centernet/centers
8) 190여 개 기관 가운데, CenterNet의 결성을 주도한 18개 주요 기관은 아래와 같다.
  - Canadian Institute for Research in Computing and the Arts (University of Alberta, Canada)
  - Center for Digital Research in the Humanities (Nebraska, USA)
  - Center for Digital Scholarship (Brown, USA)
  - Center for E-Research (King’s College London, UK)
  - Centre for Open Electronic Publishing [Cléo] (France)
  - Digital Humanities Center for Japanese Arts and Cultures (Ritsumeikan University, Japan)
  - Digital Humanities Hub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 Digital Humanities at Oxford (UK)
  - Electronic Textual Cultures Lab (University of Victoria, Canada)
  - Göttingen Centre for Digital Humanities (Germany)
  - HAVLab (McGill, Canada)
  - Maryland Institute for Technology in the Humanities (Maryland, USA)
  - Matrix (Michigan State, USA)
  - Print Culture eResearch Hub (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 NZ)
  - Research Center for Digital Humanities (National Taiwan University, Taiwan)
  - Roy Rosenzweig Center for History and New Media (George Mason, USA)
  - Scholars’ Lab (Virginia, USA)
  - University College London Centre for Digital Humanities (UK)

9) Vusualizing Cultures: http://ocw.mit.edu/ans7870/21f/21f.027/home/index.html,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10) Visualizing Cultures 프로젝트에서 활용하는 이미지는 대부분 미국과 일본의 유명 박물관에서 유물로 보존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희귀 자료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이는 것도 이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이미지 자료 제공 기관: Arthur M. Sackler Gallery / Smithsonian Institution / Hiroshima Peace Memorial Museum / Honolulu Academy of Arts / Hood Museum of Art, Dartmouth College / Museum of Fine Arts, Boston / Peabody Essex Museum / Ryosenji Treasure Museum / Shiseido Corporation / Smith College Museum of Art

11) Visualizing Asia in the Modern World: http://www.visualizingasia.com. 이 컨퍼런스는 2010년에 시작하여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Yale, Harvard, Princeton 세 대학이 각각의 연차 대회를 주관하였다.
12) http://ocw.mit.edu/ans7870/21f/21f.027/home/index.html
13) Mapping the Republic of Letters: http://republicofletters.stanford.edu/, Stanford University
14) http://www.stanford.edu/group/toolingup/rplviz/rplviz.swf
15) Electronic Enlightenment Project: http://www.e-enlightenment.com/, Bodleian Libraries, University of Oxford
16) London Lives, 1690-1800: http://www.londonlives.org, version 1.1, 24 April 2012.
17) London Lives는 런던시의 8개 아카이브에 소장된 자료를 담은 15개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만들어졌다.
18) London Lives: http://www.londonlives.org/static/ConwayJohn1775-1786.jsp
19) 이 사업 계획은 ‘디지털 휴머니티즈’라는 이름의 중점 과제 밑에 ① 디지털 인문학 연구 기반 구축, ② 디지털 가상 라이브러리 사업, ③ 디지털 아카데미 구축 사업 등 3 개의 세부 과제를 두고, 디지털 인문학 진흥을 위한 연구 지원, 인프라 구축, 인력 양성 등의 사업을 향후 5년간, 연간 예산 600억 원 규모로 수행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인문사회 학술진흥 장기 비전 추진위원회, 『2030 인문사회 학술진흥 장기 비전』, 2010. 12. pp. 217-249)
20)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이용자가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루틴을 제공하면서 그것을 호출하고 조합하는 방법을 정한 규약.
21) “인문정보학이라고 하는 것은 정보 기술을 인문 분야의 연구․교육 활동에 접목시켜 인문 지식의 사회적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아울러 그 체계 안에서 훈련을 받은 인문학 전공자가 정보 전문가로서 정보화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제안이다.” (김현, 「인문정보학에 관한 구상」, 『民族文化硏究』 35, 2001. 12.) “인문학적 지식을 연구자 및 그 연구 성과의 수요자가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지식 정보 자원으로 전환하고, 그 자원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2차적인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가상의 연구 공간을 만듦으로써 인문학의 연구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그 성과의 사회적 확산을 용이하게 하는 것. 이를 위한 인문학 맞춤형 정보기술 연구를 인문정보학이라고 한다.” (김현, 『인문정보학의 모색』 (2012. 12. 북코리아) p. 363)
22)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문화예술학부의 인문정보학 전공 과정. 석사과정은 2009년, 박사과정은 2011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23) 김현, 「문화콘텐츠, 정보기술 플랫폼, 그곳에서의 인문지식」, 『철학연구』 90, 20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