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세심재(洗心齋)
春風三月客登臨봄바람 삼월에 나그네로 와서 보니, 171) 송성명(1674년 출생) 본관은 여산(礪山). 자는 성집(聖集), 호는 송석(松石). 102 譯註 沁都紀行 山有寒泉可洗心산에는 샘물 있어 내 마음을 씻을 만 해. 物累都將隨爾去쌓인 허물 모두 다 너를 따라 보내노니, 淸閑世界廣披襟맑고 한가한 경계로 마음이 넓어지네. ○ 세심재(洗心齋)는 행궁에 있는데 이곳에는 샘물이 맑고 깨끗하다. ○ 서하(西河) 이민서(李敏叙)172)의 시는 다음과 같다. “산보하며 못의 정자에 이르니(閒步到池亭) 비 온 뒤에 뫼 빛이 푸르구나.(雨餘 山色靑) 지게문 열어서 그윽한 꽃 감상하니(幽花開戶賞) 괴이한 새소 리는 발을 격해 즐겁구나.(怪鳥隔簾听) 책을 펴서 읽는 것이 무척이 나 좋으니(正好披書卷) 마음을 기르는 일 단정하게 어울리네.(端宜養 性靈) 쓸쓸하게 앉아서 하루를 보내자니(蕭然坐終日) 소나무 그림자 가 빈 뜰에 비춰지네.(松影轉空庭)” ○ 회헌(悔軒) 조관빈(趙觀彬)173)의 시는 다음과 같다. “물가의 늙 은이 살고 있는 정자에(河翁所營亭) 오래도록 완연한 단청이라네.(閱 劫宛丹靑) 청렴과 절개는 맑은 샘이 보고 있고(廉節淸泉見) 인자한 소문은 늙은 나무가 듣는구나.(仁聲老樹聽) 지금의 바다에는 장수가 없으니(無能今海帥) 이 산의 신령에게 부끄러움 있다네.(有愧此山靈) 시를 지어 이 내 마음 즐겁고 기쁜데(只喜詩添料) 샘물에 꽃이 지니 정자에 비 지나네.(花泉雨過亭)” ○ 서하(西河) 이민서의 시는 다음과 같다. “두 언덕 사이에 살 집 을 지으니(築室兩崖間) 맑고 맑은 샘물이 앞으로 흐르네.(前有淸泉流) 물과 돌은 어여쁘고 고우니(水石媚閒娟) 솔과 대는 날개치듯 흔들리 네.(松竹亦翛翛) 은둔해서 사는 것이 아무리 아니더라도(雖非隱遯居) 산림의 그윽한 건 분명한 사실이네.(宛似山林幽) 벼슬할 때에는 간소 172) 이민서(1633∼1688)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이중(彛仲), 호는 서하(西河). 173) 조관빈(1691∼1757) 본관은 양주(楊州). 자는 국보(國甫), 호는 회헌(晦軒). 부내면(府內面) 103 하게 일처리하고(居留職事簡) 공직에서 물러서는 때때로 홀로 노니 네.(公退時獨遊) 발 휘장으로 온화한 바람이 들어오고(和風入簾帷) 숲에서는 밝은 달이 더욱 더 빛나네.(明月烱林邱) 쓸쓸히 맑은 것을 기뻐하여 감상하니(蕭然愜淸賞) 나그네 근심조차 모든 것 잊게하네. (却忘羈旅憂) 이곳에 살면서 스스로 만족하니(遇地便自得) 한가로이 지내면서 무엇을 구하리요.(攸攸何所求)” ○ 또 그의 시는 다음과 같다. “가을 매미 울음소리에 손님을 배 웅하고(秋蟬送客兩三聲) 차갑게 흐르는 건 비온 뒤의냇물이라네.(雨 後寒川決決鳴) 손짓에 맞추어서 기러기는 머물고(着處宜鴻留指瓜) 작 은 못에 밝은 달만이 한가롭고 맑구나.(小塘明月獨閒淸)” ○ 농암(農巖) 김창협(金昌協)174)의 시는 다음과 같다. “관직에 있 으면서 싸우려하지 말아라(莫以官留閙) 마음을 씻는 것은 진실로 이 곳이라네.(洗心良在玆) 봄의 그늘은 노정에 드리웠고(春陰滋露井) 밤 에 내린 비는 이끼 낀 못을 적시네.(夜雨滴苔池) 안석에 기대니 하늘 이 가깝고(隱几寥天近) 지팡이를 짚으니 먼 곳으로 가고 싶네.(扶藜 遠壑意) 그대 만나 짝이 되어 잠을 자니(逢君成伴宿) 시의 감흥은 침 상 휘장에 가득하네.(詩興滿床帷)” ○ 회헌(悔軒) 조관빈의 시는 다음과 같다. “세상사 위험하긴 이것 과 같지만(世路危如彼) 관사라고 하는 것은 고요하기 이와 같네.(官 齋靜若玆) 동산의 섬돌에는 가지가지 꽃피우고(雜花園接砌) 우물은 못과 통해 물길을 내었구나.(活水井通池) 발자취를 머물고서 생각을 깊이 하니(滯跡窮溟想) 끊어진 협곡으로 이 몸을 숨긴 듯.(逃身絶峽 疑) 마음을 씻고서는 외물에 관심 없고(洗心無物累) 한가로운 깊은 곳에서 책 읽으며 살려하네.(閒僻欲書帷)” 174) 김창협(1651∼1708) 조선 후기의 유학자. 본관은 안동. 자는 중화(仲和), 호는 농암(農巖). 104 譯註 沁都紀行 ○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175)의 시는 다음과 같다. “바다 나라 에 아스라이 비 내리다(海國茫茫雨) 맑게 개니 온 못이 넘치네.(晴來 湛一池) 한가로운 세심재엔 해가 빛나고(閒齋有白日) 높은 나뭇가지 에 새소리가 좋구나.(好鳥自高枝) 세사 밖에는 먼산이 녹색이고(事外 遙山綠) 잠을 자는 도중에는 가는 풀이 자라네.(眠中細草滋) 손과 주 인의 쓸쓸한 뜻은(蕭然賓主意) 오언시를 지어서 흥을 돋우네.(漫興五 言詩)” ○ 회헌(悔軒) 조관빈의 시는 다음과 같다. “진영 안에는 오히려 골이 깊고(營內猶深壑) 세심재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네.(齋前有小 池) 숲 속의 새 소리에 소매를 떨치고(托襟林鳥語) 가지에 있는 두견 새에 발길을 머무네.(留蹟杜鵑枝) 늙어가니 인연이 소중하고(老去因 緣重) 봄이 오니 그 뜻이 재미있구나.(春來意味滋) 농사짓는 일이란 내가 바라는 바이고(農淵吾所仰) 책에서 본 시 글귀을 떠올린다네. (追揭卷中詩)” 76. 연초헌(燕超軒) 超軒遺石壓山深연초헌엔 초석만이 산 깊숙이 박혀있는데, 過客緣何獨坐吟과객은 무슨 인연으로 홀로 앉아 읊조리나. 却憶當時賢太守그 시절 생각하면 어진 태수 계셨으니, 燕居無累一淸心얽매임 없는 맑은 마음으로 편안히 살았으리. ○ 유수 권적(權䙗)176)의 시는 다음과 같다. “녹색 나무 그늘지고 175) 김창흡(1653∼1722) 조선 후기의 유학자. 본관은 안동. 자는 자익(子益), 호는 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