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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정축년 3월 26일 박태관이 김수종에게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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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날마다 드세 짐에 형의 西行이 이미 출발했다고 했었는데, 홀연히 행차를 미룰 뜻이 있음을 들었으니, 이전의 생각이 호쾌하였는데 혹시 다른 일이 있어 그렇습니까? 기대하던 나머지 배나 아쉽고 놀랬습니다. 요즘 조금 추운 가운데 형의 지내시는 생활이 여러 면에서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가을에 병과 우환을 얻어 슬픈 중에 하나도 좋은 상황이 없이 슬프게도 意趣가 줄어드니, 절로 슬퍼짐을 어쩌겠습니까? 定之는 각각 쓸데없는 일에 이끌려 근래에 심히 얼굴보기 힘들다가, 지금 홀연히 돌아가길 고하니, 아쉬움을 무슨 말로 하겠습니까? 그 행차로 인해 급하게 편지를 쓰기에 하고 싶은 말들은 많으나, 백에 하나도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단지 헤아려 주시기 바라며, 절하고 편지를 올립니다.
계미년 9월 1일, 弟 泰觀이 頓.
病者가 공허함만 빌리고 있어 그리움이 심히 고통스럽습니다. 단지 서로 말날 기약만 기다리는데, 지금 행차하는 날짜가 미루어질 것 같다고 말함을 들었으니, 서운함을 이길 수 없습니다.
저는 仲秋에 맞추어 내려가고자 했으나, 쓸데없는 일이 많아 이에 이룰 수 없습니다. 이번 달 10일 사이에 마땅히 奴를 하나 보낼 것이니, 그 때에 편지를 쓰겠습니다. 日萬은 이미 重杖을 맞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