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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3일 (월) 15:15 기준 최신판

刑第三十六

주돈이통서 제36장 원문 및 朱注이다.


天以春生萬物, 止之以秋. 物之生也, 既成矣, 不止則過焉. 故得秋以成. 聖人之法天, 以政養萬民, 肅之以刑. 民之盛也, 欲動情動, 利害相攻, 不止則賊滅無倫焉. 故得刑以治.
하늘은 봄으로 만물을 낳고 가을로 이를 멈춘다. 만물이 태어나서 이미 다 성장했는데 멈추지 않는다면 과도해진다. 그러므로 가을을 통해 완성시킨다. 성인은 하늘을 본받아 정교(政)로 만민을 기르고 형벌(刑)로 그들을 엄숙하게 만든다.[1][2] 백성들이 다 성장하게 되면 사욕과 정욕(欲情)이 요동쳐 이해관계에 얽매여 서로 공격하게 되니 제지하지 않는다면 해치고 죽이다가 결국 인륜(倫)이 사라지고 만다. 그러므로 형벌을 통해서 다스려야 한다.
意與十一章, 略同.
의미가 11장과 대략 동일하다.[3]


情偽微曖[4], 其變千狀, 茍非中正明達果㫁者, 不能治也. 訟卦曰, “利見大人,” 以剛得中也. 噬嗑曰, “利用獄,” 以動而明也.
실정과 거짓은[5][6] 은미하여 그 변화가 갖가지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만약 중정한 덕을 갖추고 있으며(中正)·밝게 사리에 통달하고(明達)·결단력 있게 판단할 수 있는(果斷) 사람이 아니라면 다스릴 수 없다.[7] 송괘(訟卦)에서는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8]고 하였으니 과감한 판단이 중정(中正)을 얻었기 때문이고, 서합괘(噬嗑卦)에서는 “형옥을 씀이 이롭다.”[9]고 하였으니 과감하게 움직이고 사리에 밝게 통달했기 때문이다.[10]
中正, 本也, 明斷, 用也. 然非明則斷無以施, 非斷則明無所[11]用. 二者, 又自有先後也. 訟之中, 兼乎正, 噬嗑之明, 兼乎達. 訟之剛, 噬嗑之動, 即果斷之謂也.
‘중정(中正)’은 본(本)이고, ‘명달(明)’·‘과단(斷)’은 용(用)이다. 그러나 명달이 아니라면 과단이 시행될 수 없고, 과단이 아니라면 명달이 쓰일 곳이 없으니, 두 가지에도 자연히 선후의 순서가 있다. 송괘의 ‘중(中)’이라는 말에는 ‘정(正)’을 겸하고 있고, 서합괘의 ‘명(明)’이라는 말에는 ‘달(達)’을 겸하고 있다. 송괘에서 말하는 ‘강(剛)’과 서합괘에서 말하는 ‘동(動)’은 즉 ‘과단(果斷)’을 말한다.[12]


嗚呼! 天下之廣, 主刑者, 民之司命也. 任用, 可不愼乎?
아아! 천하는 넓고, 형벌을 주관하는 것이란 백성들에게 있어선 목숨을 관장하는 일인데 사람을 임용할 때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주석

  1. 『性理群書句解』卷18, “嚴肅之以刑臧, 猶天道之止之以秋也.”
  2. 『性理群書句解』는 중국 宋의 학자 웅절熊節이 편집하고 웅강대熊剛大가 集解한 책으로 알려져 왔다. 웅절은 주희의 문인으로, 송대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7인(周敦頤·張載·程顯·程頤·邵雍·司馬光·朱熹)의 글을 문체별로 분류하여 이 책을 편집하였다. 여기에 주희의 문하인 채연과 황간에게 학문을 전수받은 웅강대가 주를 달아 이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은 『性理大全』편찬 전까지 『近思錄』과 함께 성리학 입문서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 (김윤제, 「性理群書句解의 내용과 편찬경위」, 『奎章閣』 第23輯, 2000. 참조)
  3. 『通書』11章, “天以陽生萬物, 以陰成萬物. 生, 仁; 成, 義也. 故聖人在上, 以仁育萬物, 以義正萬民. 天道行而萬物順, 聖德修而萬民化. 大順大化, 不見其跡, 莫知其然之謂神.”
  4. 微曖: 幽隱。宋朱熹《理欲義利君子小人之辯》:“然非有以立乎其本,則二者之幾,微曖萬變,夫孰能別之!”
  5. 『性理群書句解』卷18, “故斯民之情慾詐偽, 幽㣲曖昧. 曖, 音愛.”
  6. 『通書述解』卷下, “情, 真也. 偽, 假也. 㣲, 隠㣲不顯. 曖, 則掩曖不明. 民之詞訟, 一真一假, 不顯不明, 而變態至不一也.”
  7. 『通書述解』卷下, “言理詞訟者, 苟不得中正之徳, 明斷之才, 則不能理矣.”
  8. 『周易』, 「訟卦」, “彖曰: 訟, 有孚窒, 惕中吉, 剛來而得中也. 終凶, 訟不可成也. 利見大人, 尚中正也. 不利涉大川, 入于淵也.” 【程傳】 訟者, 求辯其是非也, 辯之當乃中正也. 故利見大人, 以所尚者, 中正也. 聽者非其人, 則或不得其中正也, 中正大人, 九五是也.
  9. 『周易』, 「噬嗑卦」, “彖曰: 頤中有物, 曰噬嗑. 噬嗑而亨, 剛柔分, 動而明, 雷電合而章. 柔得中而上行, 雖不當位, 利用獄也.” 【程傳】 六五以柔居中, 為用柔得中之義. 上行謂居尊位, 雖不當位, 謂以柔居五為不當, 而利於用獄者, 治獄之道, 全剛則傷於嚴暴, 過柔則失於寬縱. 五為用獄之主, 以柔處剛而得中, 得用獄之宜也. 以柔居剛為利用獄, 以剛居柔為利否, 曰剛柔質也, 居用也, 用柔非治獄之宜也.
  10. 【案】 이 단락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협소하게 보자면 재판의 과정이 공정하고 준엄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때 情偽는 “실정과 거짓”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뒤에서 인용되고 있는 송괘 및 서합괘와 좀 더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것으로 『通書述解』의 입장이 여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좀 더 의미를 포괄적으로 보자면 사욕과 정욕이 지나친 사람들을 형벌을 통해서 억제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때 情偽는 “사욕과 거짓”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앞문단과의 연관성에 주목하는 해석으로 『性理群書句解』의 입장이 여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두 가지 의미가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그리고 中正의 경우 『易傳』의 맥락에서는 재판의 시비곡직이 합당함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通書』의 맥락에서는 中正한 德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할 것 같다. 주희가 中正을 本으로 본 것과 장식이 ‘인이 보존된 것’이라고 한 것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을 적극적으로 본문에 반영해보면 “中正한 덕을 갖추고 있고, 밝게 사리를 통달할 수 있고, 결단력 있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 or 송사를] 다스릴 수 없다.”고 번역할 수 있겠다.
  11. 【교감기43】 ‘所’가 대전본에는 ‘以’로 되어 있다.
  12. 『通書述解』卷下, “南軒張氏曰: ‘夫中正者, 仁之所存; 而明達者, 知之所行; 果斷者, 又勇之所施也. 以是詳刑, 本末具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