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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山河險如此 (산하험여차) 산하가 이처럼 험준하니 <br />壯哉吾有'''國''' (장재오유'''국''') 웅장하다 우리 국토여! <br />絶頂雲氣流 (절정운기류) 절정(絶頂)엔 구름의 기운이 흐르고 <br />傾崖俯喬'''木''' (경애부교'''목''') 벼랑엔 교목(喬木)이 걸쳐 있네 <br />臨風發長嘯 (臨風發長嘯) 바람이 불면 장소(長嘯)가 일어 <br />餘音振巖'''谷''' (여음진암'''곡''') 여운이 바위골을 진동하누나 <br />欲繼羨門遊 (欲繼羨門遊) 소문산(蘇門山)454)에 들어가 숨어 버릴까 <br />石髓今正'''綠''' (석수금정'''록''') 석수(石髓)455)도 이제 청색일 텐데. <br /> | + | 山河險如此 (산하험여차) 산하가 이처럼 험준하니 <br />壯哉吾有'''國''' (장재오유'''국''') 웅장하다 우리 국토여! <br />絶頂雲氣流 (절정운기류) 절정(絶頂)엔 구름의 기운이 흐르고 <br />傾崖俯喬'''木''' (경애부교'''목''') 벼랑엔 교목(喬木)이 걸쳐 있네 <br />臨風發長嘯 (臨風發長嘯) 바람이 불면 장소(長嘯)가 일어 <br />餘音振巖'''谷''' (여음진암'''곡''') 여운이 바위골을 진동하누나 <br />欲繼羨門遊 (欲繼羨門遊) 소문산(蘇門山)454)에 들어가 숨어 버릴까 <br />石髓今正'''綠''' (석수금정'''록''') 석수(石髓)455)도 이제 청색일 텐데. <br /> |
2019년 5월 30일 (목) 08:22 기준 최신판
203. 마리산(摩尼山)
來坐摩尼最上頭 (래좌마니최상두) 마니산 최상봉에 올라가 앉아 보니,
江州一片泛如舟 (강주일편범여주) 강화섬 한 조각이 배를 띄운 듯하구나.
檀君石迹撑天地 (단군석적탱천지) 단군의 돌 단은 천지를 떠받들고,
萬億年間與水留 (만억년간여수류) 억만년 긴 세월을 물과 함께 남아있네.
○ 참성단(塹城壇)은 정상에 있으며 돌을 포개어 쌓았다. 일명 참성단(參星壇)이라고도 한다. 전해지기를, 단군이 태어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여 이곳에서 하늘에 제사지내 근본에 보답하였다 한다. 동방의 특교(特郊)의 예(禮)로 지내는 바라고 한다. 또 단군이 쌓은 이 단에서 하늘에 제사지냈다고도 한다.
○ 북쪽 기슭에는 천재암(天齋庵)이 있는데 고려 때 태종께서 잠저에 계실 때 대언으로써 이곳에서 주무시고 산제(山祭)를 지내셨다고 한다.
○ 고려 고종 46년(1259)에 교서랑(校書郞) 경유(景瑜)의 말을 따라서 이 산 남쪽에 이궁(離宮)을 지었다고 한다. 또 산천제단(山川祭壇)이 있었다.
○ 우리 조정에서는 특교의 예로 매년 2월과 8월에 날짜를 정하여 행하였으며, 축문이 서울(京師)에서부터 이르렀다.
○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시는 다음과 같다.
樊香淸坐側吟頭 (번향청좌측음두) 분향하고 앉았는데 곁에서 시를 읊네
一望虛明小似舟 (일망허명소사주) 텅 빈 실내는 배(舟)처럼 작구나!
最愛秋光開戶入 (최애추광개호입) 기분 좋은 가을 햇빛 문을 열면 들어오고
更邀山影滿庭留 (경요산영만정류) 산 그림자는 뜰에 가득 머무누나.
身輕無垢思騎鳳 (신경무구사기봉) 몸에는 먼지 없으니 봉황(鳳)을 탄 느낌이고
心靜忘機欲近鷗 (심정망기욕근구) 세상 일 잊은 마음 갈매기(鷗)와 친하려네.
不用煉丹永羽花 (부용련단영우화) 연단(煉丹)을 먹지 않아도 신선이 되는 길은
掃除六鑿更天遊 (소제륙착경천유) 육정(六情)을 청소하면 저절로 자연의 도를 깨치네
○
茂陵何事苦求仙 (무릉하사고구선) 무슨 일로 무릉(茂陵)에서 신선 되길 원할까
祗是蓬萊亦或然 (지시봉래역혹연) 봉래산이 어쩌면 여기인 것을.
山與浮雲自無際 (산여부운자무제) 산인지 구름인지 한계조차 없는데
風吹船去莫能前 (풍취선거막능전) 바람불자 배도 가니 어느 것이 먼저일꼬.
金人一滴盤中露 (김인일적반중로) 금인(金人)의 이슬방울 그릇에 고여 있고
靑鳥孤飛海上天 (청조고비해상천) 청오(靑烏)도 한 마리 바다 위에 날고 있네.
何似塹城修望秩 (하사참성수망질) 어떤 것이 참성단에 치성을 드림과 같으리요
坐令人享太平年 (좌령인향태평년) 앉아서 태평 세상 누리게 될 것을.
○
山河險如此 (산하험여차) 산하가 이처럼 험준하니
壯哉吾有國 (장재오유국) 웅장하다 우리 국토여!
絶頂雲氣流 (절정운기류) 절정(絶頂)엔 구름의 기운이 흐르고
傾崖俯喬木 (경애부교목) 벼랑엔 교목(喬木)이 걸쳐 있네
臨風發長嘯 (臨風發長嘯) 바람이 불면 장소(長嘯)가 일어
餘音振巖谷 (여음진암곡) 여운이 바위골을 진동하누나
欲繼羨門遊 (欲繼羨門遊) 소문산(蘇門山)454)에 들어가 숨어 버릴까
石髓今正綠 (석수금정록) 석수(石髓)455)도 이제 청색일 텐데.
○
日月兩轂輪 (일월량곡륜) 해와 달은 수레의 쌍수레바퀴요
宇宙一門屋 (우주일문옥) 우주는 한 칸의 집이로세.
此壇非天成 (차단비천성) 이 단(壇)이 천작(天作)은 아닌데
不知定修築 (부지정수축) 누가 쌓았는지 알 수 없어라.
香昇星爲低 (향승성위저) 향연(香煙) 오르니 별조차 낮은 듯
章入氣初肅 (장입기초숙) 악곡이 연주되어 분위기 엄숙하네.
祗以答神祝 (지이답신축) 공경히 신의 섭리에 응답할 뿐
何以自求福 (하이자구복) 어떻게 스스로 복을 구할 수 있으랴.
○
長風吹我上徭臺 (장풍취아상요대) 바람을 타고 요대에 오르니
海闊天遙萬里開 (해활천요만리개) 넓은 바다 높은 하늘 만리까지 트였도다.
不用振衣仍濯足 (부용진의잉탁족) 벼슬 버리고 먼지 털며 발을 씻지 않아도
似聞笙鶴駕空來 (사문생학가공래) 학을 탄 신선의 피리소리 들리는 듯하네.
○
萬丈玄壇夜氣淸 (萬丈玄壇夜氣淸) 만길 높은 단엔 밤 기운도 맑은데
綠章才奏澹忘情 (綠章才奏澹忘情) 녹장(綠章)456)이 울려오니 세상 인정 잊혀지네.
歸鞍滿載長生祿 (歸鞍滿載長生祿) 돌아가는 말안장에 장생복(長生福) 가득 실어
拜獻吾君作太平 (拜獻吾君作太平) 우리 임금께 올리면 태평성세 이루리.
○ 이강(李岡)의 시는 다음과 같다.
心精身閒骨欲仙 (심정신한골욕선) 심신이 한가하니 신선처럼 느껴져서
遙思人事正茫然 (요사인사정망연) 아득한 인생살이 망연도 하네.
薦蘋秘席中興後 (천빈비석중흥후) 제물을 바쳐 제사함은 중흥된 오늘이요
疊石靈壇太古前 (첩석령단태고전) 돌을 모아 영단(靈壇)을 만든 때는 태고였어라.
○
已得眼看千里上 (이득안간천리상) 이미 눈은 천리 밖 땅을 보게 되었고
怳疑身在九重天 (황의신재구중천) 이 몸은 구중 하늘에 떠있는 듯 하여라.
此行無偶如相說 (차행무우여상설) 혼자뿐인 이번 행차 아무도 모르겠지
誰値還都第一年 (수치환도제일년) 누가 환도(還都)의 첫해를 맞이 하려나.
○ 저촌(樗村) 이정섭(李廷爕)의 시는 다음과 같다.
亂峯中斷石臺峩 (란봉중단석대아) 수많은 봉우리에 석대가 높으니
雲海橫前可俯摩 (운해횡전가부마) 구름 바다 비껴가니 굽어서 문지르네.
雲浪卷疑頹玉嶂 (운랑권의퇴옥장) 구름 물결 말려들어 기이한 산 무너지고
風檣渺欲犯銀河 (풍장묘욕범은하) 아스라이 배돛대는 은하를 범하려하네.
遙天霧吐三南島 (요천무토삼남도) 먼하늘 운무는 남쪽 섬에 자욱하고
支浦潮呑千里沙 (지포조탄천리사) 포구의 조수는 천리 모래 뒤덮네.
目力有窮心不極 (목력유궁심부극) 힘이란건 다하지만 마음은 끝이 없어
玆遊奇絶一高歌 (자유기절일고가) 기이한 절경에서 한번 높게 노래하네.
인물
- 이색(1328∼1396) 고려말의 문신·학자.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영숙(穎叔), 호는 목은(牧隱). 찬성사 곡(穀)의 아들로 이제현(李齊賢)의 문인이다.
- 이강(1333∼1368) 고려의 문신. 본관은 고성(固城). 수문하시중을 지낸 암(嵒)의 아들이다.
참고
452) 쇠붙이를 주조하여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서 세워둔 것인데 진시황이 천하의 병기를 함양(咸陽)에 모두 집합, 그것을 녹여서 금인 12개를 만들어 궁 중에 세웠는데 이것은 진(秦)나라 이외의 중국 천하를 약하게 만들려는 의도에서 나온 계획이었으며, 금인의 손바닥에 고이는 이슬을 받아서 먹으면 장생불사의 신선이 된다는 등의 전설들은 후세 사람들의 시에서 많이 쓰여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453) 청색의 까마귀. <分信道士步虛詞>에는 ʻ적봉(赤鳳)은 구슬을 물고 날아오고 청오는 책을 바친다ʼ는 글이 보이는데 적봉과 함께 신선이나 도사의 생활을 읊는 시부(詩賦) 등에 등장하는 가상적인 상물(祥物)인 듯 하다. 454) 중국 하남성에 있는 산 이름으로 일명 蘇嶺·百門山 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산 꼭대기에 百門泉이 있어서 붙혀진 이름이다. 晉의 孫登과 宋의 邵雍 등이 이곳에 올라가서 선도를 익히며 은거했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455) 石鐘乳의 별명이며 玉髓라고도 부른다. <仙經>에는 5백년에 한번 열리는 석수를 따서 먹으면 장생불사한다고 쓰여 있는데, 옛 사람들이 仙遊·隱 居 등의 시를 지을 때 자주 쓰여지는 문귀이다. 456) 道士가 천신에게 올리는 녹색의 편지를 말하는데 즉 봄의 찬미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