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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은 분열의 귀신세계,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 혹은 개발하다가 멈춘 놀이동산으로 진입하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알 수 없는 곳,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이 공존하는 판타스틱한 일본 신도적 신화 공간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 귀신세계는 바흐친적 축제적 시공간, 즉 크로노토프를 형상화하고 있다. 춤추고 노래하는 통음난무적 시공간은 일시적인 억압의 해방구이다. 억압이 심하면 심할수록 반동적 분출의 힘도 강력하다.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신화는 변신 이야기이다. 센은 치히로로 변하고, 유바바는 밤마다 인면조로 변한다. 하쿠는 푸른 용으로 변하고 아기 보는 조그만 생쥐로 변한다. 가오나시는 끝없이 음식을 먹어대는 괴물로 변하고 엄마 아빠는 돼지로 변한다. | 일가족은 분열의 귀신세계,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 혹은 개발하다가 멈춘 놀이동산으로 진입하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알 수 없는 곳,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이 공존하는 판타스틱한 일본 신도적 신화 공간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 귀신세계는 바흐친적 축제적 시공간, 즉 크로노토프를 형상화하고 있다. 춤추고 노래하는 통음난무적 시공간은 일시적인 억압의 해방구이다. 억압이 심하면 심할수록 반동적 분출의 힘도 강력하다.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신화는 변신 이야기이다. 센은 치히로로 변하고, 유바바는 밤마다 인면조로 변한다. 하쿠는 푸른 용으로 변하고 아기 보는 조그만 생쥐로 변한다. 가오나시는 끝없이 음식을 먹어대는 괴물로 변하고 엄마 아빠는 돼지로 변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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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행방불명'은 일본어로 '가미가쿠시[神隱し]'라고 하는데, 왠지 이 '가미가쿠시'라는 말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문자 그대로 풀자면 '신이 숨은 것'이 되는데, 일본인들은 이걸 행방불명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유대인 경건주의자 마틴 부버는 '신의 일식(日蝕)'을 말한 적이 있지요. 이건 유대인을 비롯한 인간의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불행과 고통을 외면하는 듯한 신에 대한 일종의 항의가 내포된 표현입니다. 하지만 일본인이 말하는 신의 일식 즉, 가미가쿠시는 전혀 뉘앙스가 다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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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신화에는 오늘날 천황가의 조상신이라고 말해지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라는 태양의 여신이 등장합니다. 가미가쿠시는 실로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의 아마노이와토 신화를 연상시킵니다. 그 신화는 동생 스사노의 난폭한 행동을 견디지 못한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가 아마노이와토라는 동굴에 숨자 태양이 사라졌다. 이에 당황한 천신들이 의례를 거행한다. [[아마테라스 오미카미]]가 다시 바깥으로 나오자 태양이 다시 나타났다는 『고사기』 이야기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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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굴 속에 숨어버린 태양의 여신을 다시 끌어냈다는 이 신화의 서사적 구조(스사노오의 폭행이라는 고난→숨어버림→다시 나타남)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다른 형태로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어두운 터널로 들어감과 나옴을 매개로 하여 여주인공이 겪는 아이덴티티의 상실과 고난 및 아이덴티티의 회복이 그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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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이 애니의 의미공간은 단순히 소녀의 심리적인 성장이야기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잃어버린 전통과 사라져가는 역사에 대한 비탄, 공허한 물질주의가 지배적인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 사회적/문화적/정신적/영적 붕괴 및 그 추락의 끝에서 발견되는 카니발적 비전의 제시, 부패와 청정, 청소와 정화, 식욕과 오물, 가면과 이름, 숭고와 추악, 결핍과 과잉 등에 관련된 풍부한 상징구사를 통한 인간본질의 투영 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대단히 폭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있는 애니입니다. 이제 이런 복합적인 의미망을 특별히 일본이라는 시공간에 던져 보려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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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0일 (화) 22:04 기준 최신판
기본정보
- 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가족
- 2002 .06.28 개봉
- 일본
- 미야자키 하야오
줄거리
금지된 세계의 문이 열렸다! 이사 가던 날, 수상한 터널을 지나자 인간에게는 금지된 신들의 세계로 오게 된 치히로.. 신들의 음식을 먹은 치히로의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버린다. “걱정마, 내가 꼭 구해줄게…” 겁에 질린 치히로에게 다가온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 그의 따뜻한 말에 힘을 얻은 치히로는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사상 초유의 미션을 시작하는데…
등장인물
- 센/치히로
돼지로 변한 부모를 구하기 위해 온갖 신들이 방문하는 온천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 하쿠
치히로의 친구. 마법을 배우기 위해 유바바에게 왔으나 이름과 기억을 모두 잊었다.
- 유바바/제니바
온천장의 지배자 마녀. 오직 돈밖에 모르는 존재다.
- 아오가에루
- 가오나시
얼굴 없는 신. 온천장 직원들에게 철저하게 무시받다가 치히로 덕에 온천장 안에 발을 들이게 된다. 삼킨 대상의 목소리로만 말을 할 수 있다.
- 보
- 린
치히로가 일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 가마할아범
온천장의 물을 담당하는 팔이 여러 개 달린 노인. 치히로를 지혜와 경험으로 도와준다.
영화에 사용된 신화적 요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세계는 죽음의 세계이다. 낮에는 인면조로 변해 날아다니는 유바바, 뿔 달린 도깨비, 처키 인형같이 생긴 유바바의 아들 보, 얼굴 없는 가오나시, 한없이 늘어나는 여섯 개의 팔을 가진 가마 할아범, 숯검댕이 귀신, 이름 모를 수많은 신들이 존재한다. 그 귀신들이 목욕하고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서 센/치히로는 일을 한다. 유바바의 온천장은 귀신들의 해방구라 할 수 있는데, 그 영혼들을 위로하는 한바탕의 축제가 유바바의 성에서 이루어진다. 예전의 놀이동산은 귀신들의 온천장이 되었고 그 안에서는 인간이 아닌 귀신들이 밤새 축제를 벌인다. 생명력을 회복하려는 신들의 마츠리는 일종의 '즐거운 진오귀굿'이다.
치히로와 하쿠의 첫만남은 생명의 원천인 물에서 시작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일본의 창세 신화 중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신'의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이자나기와 이자나미는 남매 신이고 그 둘은 많은 일본의 국토와 신들을 낳는다. 두 신은 남매이자 사랑하는 연인이다. 이자나미가 화산을 낳다가 자궁이 타서 죽어버리자 오빠 이자나기는 동생을 구하려고 저승을 방문한다. 그러나 이자나기는 자기 몸을 보지 말라는 이자나미의 말을 어기고 이미 저승의 음식을 먹어 온 몸에 구더기와 뇌신이 우글거리는 그녀의 몸을 보고 만다. 이로써 두 연인은 적이 되고 삶과 죽음으로 대결한다. 지상으로 돌아온 이자나기가 왼쪽 눈을 씻자 천황의 조상인 태양신 아마테라스가 탄생한다. 이 이자나기와 이자나미의 신화는 이제 치히로와 하쿠의 관계로 바뀌어 있다. 그 둘은 남매이자 어린 연인으로 보인다. 치히로가 자신의 손이 투명해지는 것을 알게 되어 강가에서 혼자 망연자실해 하자 하쿠가 나타나 석류알 같은 저승의 음식을 치히로에게 먹인다. 저승에선 저승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하데스에게 납치된 페르세포네가 일 년 중 반은 지상의 어머니 데메테르와 지내고 나머지는 하데스의 명계에서 지내야하는 운명이 되는 것도 지하세계의 음식, 석류를 먹었기 때문이다.
일가족은 분열의 귀신세계,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 혹은 개발하다가 멈춘 놀이동산으로 진입하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알 수 없는 곳,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이 공존하는 판타스틱한 일본 신도적 신화 공간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 귀신세계는 바흐친적 축제적 시공간, 즉 크로노토프를 형상화하고 있다. 춤추고 노래하는 통음난무적 시공간은 일시적인 억압의 해방구이다. 억압이 심하면 심할수록 반동적 분출의 힘도 강력하다.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신화는 변신 이야기이다. 센은 치히로로 변하고, 유바바는 밤마다 인면조로 변한다. 하쿠는 푸른 용으로 변하고 아기 보는 조그만 생쥐로 변한다. 가오나시는 끝없이 음식을 먹어대는 괴물로 변하고 엄마 아빠는 돼지로 변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행방불명'은 일본어로 '가미가쿠시[神隱し]'라고 하는데, 왠지 이 '가미가쿠시'라는 말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문자 그대로 풀자면 '신이 숨은 것'이 되는데, 일본인들은 이걸 행방불명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유대인 경건주의자 마틴 부버는 '신의 일식(日蝕)'을 말한 적이 있지요. 이건 유대인을 비롯한 인간의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불행과 고통을 외면하는 듯한 신에 대한 일종의 항의가 내포된 표현입니다. 하지만 일본인이 말하는 신의 일식 즉, 가미가쿠시는 전혀 뉘앙스가 다릅니다.
일본신화에는 오늘날 천황가의 조상신이라고 말해지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라는 태양의 여신이 등장합니다. 가미가쿠시는 실로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의 아마노이와토 신화를 연상시킵니다. 그 신화는 동생 스사노의 난폭한 행동을 견디지 못한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가 아마노이와토라는 동굴에 숨자 태양이 사라졌다. 이에 당황한 천신들이 의례를 거행한다. 아마테라스 오미카미가 다시 바깥으로 나오자 태양이 다시 나타났다는 『고사기』 이야기입니다.
동굴 속에 숨어버린 태양의 여신을 다시 끌어냈다는 이 신화의 서사적 구조(스사노오의 폭행이라는 고난→숨어버림→다시 나타남)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다른 형태로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어두운 터널로 들어감과 나옴을 매개로 하여 여주인공이 겪는 아이덴티티의 상실과 고난 및 아이덴티티의 회복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 애니의 의미공간은 단순히 소녀의 심리적인 성장이야기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잃어버린 전통과 사라져가는 역사에 대한 비탄, 공허한 물질주의가 지배적인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 사회적/문화적/정신적/영적 붕괴 및 그 추락의 끝에서 발견되는 카니발적 비전의 제시, 부패와 청정, 청소와 정화, 식욕과 오물, 가면과 이름, 숭고와 추악, 결핍과 과잉 등에 관련된 풍부한 상징구사를 통한 인간본질의 투영 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대단히 폭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있는 애니입니다. 이제 이런 복합적인 의미망을 특별히 일본이라는 시공간에 던져 보려 합니다.
관련항목
노드 | 관계 | 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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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에는 ~가 모티프로 사용되었다 | 아마테라스 오미카미 |
참고 사이트
[네이버 영화]
각주
기여
- 최초작성: 노현지
신화를 소재로한 영화들
Class
클래스 | 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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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 켈트신화, 북유럽 신화, 일본 신화, 중국 신화, 그리스 로마신화 |
신화에 등장하는 신 | 투아하 데 다난, 루, 누아다, 디안케트, 미아하, 바이브 카흐, 레르, 마나난, 게브네, 오딘, 토르, 로키, 프리그, 발두르, 이자나기, 이자나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손오공, 보리, 옥황상제, 서왕모, 츠쿠요미 노미코토, 스사노오 노미코토, 아라하바키, 사루타히코, 페르세우스, 제우스,헤라, 아테나, 헤르메스, 하데스, 포세이돈 ,반고,홍균도인,복희,여와,예,항아,축융,신농,황제,누조,치우,창힐,서왕모,옥황상제, 니니기노 미코토 |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 밴시, 레프러칸,요툰, 드워프, 아우둠라, 요르문간드, 펜리르,구미호, 메두사, 고르곤 자매, 그라이아이 자매, 페가소스, 크리사오르, 케토, 정위조,도철,궁기,붕,야차,기린,백호,주작,현무,달기,정령 신앙, 원령 신앙, 요괴 |
신화에 등장하는 사물 | 엑스칼리버, 클라우 솔라스, 운드리, 브루냐크, 리아파르, 궁니르, 드라우프니르, 묠니르, 안드바라나우트, 방패 아이기스, 투구 퀴네에, 주머니, 신발, 황금 사과,불사약 |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 아더왕, 원탁의 기사, 랜슬롯, 멀린, 모드레드, 모건 르 페이, 귀네비어, 보티건, 드루이드 사제, 리프와 리프트라시르, 시구르드, 아크리시오스, 다나에, 안드로메다 , 카시오페이아, 케페우스, 딕티스, 폴리덱테스, 히포다메이아, 아틀라스, 네레이데스 자매, 피네우스, 페르세스, 고르고포네, 스테넬로스 , 알카이오스, 엘렉트리온, 메스토르 |
영화 | 해리포터시리즈, 킹아서 : 제왕의 검, 반지의 제왕, 토르 시리즈, 봉신 전기, 나타요해, lash Of The Titans 2010, Immortals, Hercules |
Relation